기업 성향 64가지로 분석해 CI 작업 돕는 서비스 개발…의뢰사 140곳 넘어
호텔·대학·제과 등 브랜딩 경험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컨설팅 서비스 제공
   
▲ 김용재 쉐어멜론 대표./사진=쉐어멜론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한국에선 매년 3만8000여명의 디자인 전공자가 배출된다. 전체 인구수 대비로 치면 미국에 이어 전세계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디자인 전공자들이 사회에 나와서 하는 역할에는 제약조건이 많다. 창의적인 사고보다는 상명하복을 요구하는 기업문화에 많은 디자이너들이 좌절한다.

그렇다고 한국 디자이너들이 실력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GM내에 한국인 디자이너는 미국인 다음으로 많다. 도요타 미국 디자인 센터에도 4분의 1이 한국인이다. 실력있는 디자이너들이 한국이 아닌 해외에 나가서야 숨통이 트인다고 말하는 현실이다.

쉐어멜론의 김용재 대표도 미국에서 13년을 살며 '쉐어멜론 유한책임회사(Sharemelon, LLC)'를 차려 2년 남짓 디자인 사업을 했다. 2017년에 한국으로 돌아온 김 대표는 한국의 디자인 환경에 놀라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윈-윈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용재 대표를 만나 그의 사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Q1. 쉐어멜론은 최근 '디오'라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알고 있다.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목적은 무엇인가?

◆A1. 한국의 디자인 인력의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창의력과 부지런함을 무기로 어느 나라를 가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남다른 그들이 창의력을 계속 유지하고 존중받으며 일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많은 회사들이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을 제작하거나 이미 구상하는 디자인을 디자이너에게 만들기를 원하지, 디자이너의 감각으로 새로운 자신만의 색을 제작하는 방식은 아직 어색해 하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은 많이 해소되고 있어 전망은 밝지만, 디자이너들의 불만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축적돼왔다.

이런 그들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한 빠른 해결책으로 '국가 간의 디자인 거래'를 생각했다. 디자인은 언어적 제한이 없고, 국가 간 거래가 매우 간편하다. 해외의 다양한 일감을 통해 디자이너들도 조금 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고, 해외기업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의 새로운 디자인을 접할 수 있다.

   
▲ 디자인 작업 중인 김용재 쉐어멜론 대표와 동료./사진=쉐어멜론


◇Q2. 한국 디자인 인력은 우수하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성공한 한국 디자인 사업은 드물다. 하고 많은 사업들 중에 디자인 플랫폼을 기획한 취지는 무엇인가?

◆A2.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법인을 통한 디자인 사업을 2년 남짓 했던 적 있다. 한국에 와서 동일한 디자인 작업을 시행했을 때, 대략적인 금액차이만 봐도 3배가 넘었다.

재미있었던 사실은 미국 디자이너들보다 한국 디자이너들이 전혀 뒤쳐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업기회를 발견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매년 프리랜서의 증가율이 63% 정도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회사에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하는 시장이 높아짐과 더불어 디자이너에게 맞춤형으로 플랫폼을 만들 경우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을 기획했다.

   
▲ 김용재 쉐어멜론 대표가 한 설명회에서 작업을 의뢰해온 고객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쉐어멜론

◇Q3. 디자인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은 굉장히 많다. 쉐어멜론만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3. 쉐어멜론은 기업의 브랜딩 컨설팅에 최적화 돼있는 서비스다. 현재는 기업의 성향을 64가지로 분석해 그에 맞게 CI 작업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했고,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다. 앞으로 네이밍이나 사무용품 제작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씩 추가해 입혀나갈 생각이다. 디자인 중에서도 브랜딩에 특화된 방향으로 다른 기존 서비스들과는 차별화가 돼있다.
 
◇Q4. 많은 온라인 플랫폼은 디자이너들의 단가를 낮춘다고 비판받고 있다. 쉐어멜론은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A4. 쉐어멜론은 디자이너들이 주축이 된 회사다. 디자이너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플랫폼은 디자이너들을 위해 구축된다. 디자이너들이 고객과의 거래를 하게 되면 보통 여러 가지 초안을 만들어 미팅을 진행한다. 이 중 고객에게 선택받지 못한 디자인들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우린 이런 디자인들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다.

디자인 샘플을 플랫폼에 등록해 놓기만 하면 기업성향조사 및 설문을 통해 가장 매칭이 잘 되는 디자인과 연결시켜주는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디자이너는 고객의 의뢰가 들어오면 수정해주면 되는 간단한 작업을 하게 된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고객의 무한한 수정요청과 대금지급에 대한 약속 불이행이다. 무한수정요청은 위의 솔루션이 해결해주고 정확한 대금절차 또한 알아서 처리해주니 매우 편리하다.

   
▲ 김용재 쉐어멜론 대표(오른쪽에서 4번째)와 회사 동료들./사진=쉐어멜론

◇Q5. 플랫폼 사업은 소비하는 쪽과 공급하는 쪽 양쪽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누구를 타켓팅하고 있으며, 디자이너는 충분히 확보했나?

◆A5. 목표 고객은 스타트업이다. 초기일수록 확실한 브랜딩 방향을 잡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사업 아이템의 기술력이나 초기제품 제작이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브랜딩에 시간과 돈을 할애하기 힘들다. 나중에 마케팅의 시기가 와서 다시 브랜딩을 잡으려 해도 이미 사업방향이 산개돼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다수다.

쉐어멜론은 전체 구성원이 디자인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그동안 호텔·대학·제과 등 오랜 브랜딩 경험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2017년 11월에 창업하고 지금까지 함께 작업을 의뢰한 고객사만 해도 140곳이 넘어가며,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하여 브랜딩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쉐어멜론이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공급소(이하 디공소)' 그룹이 있다. 디공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의 인원만 900명이 넘어간다. 다양한 디자이너들과 주기적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플랫폼 사업 또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Q6. 앞으로의 출시 계획은 어떠하며, 쉐어멜론의 목표는 무엇인가?

◆A6. 오는 15일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한다. 우선 디자이너단의 구성보다 소비자 조사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업모델을 다듬어 정식 플랫폼 출시는 내년 초순으로 잡고 있다. 또한 우리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사가 되는 것이다. 

◇Q7. 마지막으로 비슷한 사업체를 만든다는 사업가가 있다면 제언 부탁드린다.

◆A7. 디자인은 감성이 매우 발달되어야 하는 영역이지만 디자인 사업은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양쪽의 밸런스를 맞춰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 쉐어멜론 김용재 대표

1987년 서울 출생
경기고등학교 졸업
로드아일랜드 디자인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디자인커뮤니티 '디자인공급소' 운영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