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콜로라도 로키스전 호투와 호타(?)로 많은 것을 이뤄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7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6피안타(2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3실점으로 제 몫을 해내며 다저스의 7-4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 사진=LA 다저스 SNS


류현진은 1회초 햄슨에게 솔로포를 맞고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고 2,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4회초 선두타자 아레나도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데스몬드를 병살타로 솎아냈다. 5회초에도 1사 후 힐리아드에게 안타로 맞았지만 다음 부테라를 병살타 유도해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류현진의 호투가 이어지는 동안 다저스 타선은 4회까지 무득점 침묵하면서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이런 흐름을 단번에 바꿔놓은 것이 '타자' 류현진이었다. 9번타자 류현진은 0-1로 끌려가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무실점 호투하고 있던 콜로라도 선발투수 센자텔라를 상대로 호쾌한 스윙을 해 중월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 사진=LA 다저스 SNS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6년 만에 류현진의 첫 홈런이 나오자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홈팬들은 열광했다. 류현진의 홈런으로 1-1 동점을 이룬 후 다저스 타선이 분발했고,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벨린저의 만루홈런이 터지며 5-1로 역전에 성공했다.

기분이 좋아진 류현진은 6회초 스토리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실점 없이 넘겼다. 그러나 7회초 2사 1루에서 힐리아드에게 투런포를 허용하고 추가 2실점한 것은 아쉬운 장면.

류현진이 7이닝 3실점하고 물러난 후 다저스는 7회 시거, 8회 스미스의 솔로포가 잇따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무려 '6수' 끝에 미뤄뒀던 시즌 13승(5패)을 따냈다. 지난 8월 12일 애리조나전에서 12승째를 올린 후 3연패에 빠지는 등 부진이 이어지며 평균자책점도 많이 까먹었던 류현진은 앞선 등판이었던 15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고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6번째 도전만에 드디어 승수를 추가한 것은 반가운 일.

타석에서 처음 홈런을 날린 것은 더욱 반가웠다. 류현진은 나쁘지 않은 타격 솜씨를 갖고 있지만 피칭에 전념하느라 타격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가끔 장타를 치기도 했지만 담장을 넘긴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날은 팀이 뒤지던 상황에서 가장 요긴할 때 동점포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록 홈런 두 방을 맞고 3실점해 평균자책점이 2.35에서 2.41로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자리를 지킨 것도 고무적이다. 이제 류현진은 한 차례만 더 등판할 예정인데, 마지막 경기에서 크게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은 무난하게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의 마지막 홈게임이었다. 그리고 시즌 100승이 걸려 있었다. 의미있는 일전의 선발을 맡아 호투를 하고 팀 공격력에 불을 지피는 홈런까지 날리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팀 100승(56패)을 스스로 해낸 류현진은 '올 시즌 다저스 에이스는 바로 나'라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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