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미국 등서 화력발전소 및 원전 설비 수주
"주력 산업 지속 가능성 우려"vs"주요 시장 규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두산중공업이 최근 동남아·미국·영국 등에서 잇따라 발전설비를 수주하면서 주력사업 하락세 전망을 뒤집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베트남 빈투안성에서 '빈탄4' 화력발전소 준공식을 개최했다.

호치민 동쪽 230km 지역에 위치한 이 발전소는 1200MW(600MW*2)급으로, 베트남 남부지역 전력난 해소를 위해 건설됐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 약 1조6000억원에 수주한 이 발전소와 지난해 공사에 착수한 응이손2 화력발전소를 비롯해 2010년부터 총 8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그라티, 무아라 타와르 복합화력발전 공사를 수주했으며, 올해도 발전용량 110MW(55MW*2) 급의 '팔루3' 화력발전소 뿐만 아니라 자와 9·10호기 화력발전소(1000MW*2)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21일 베트남 빈투안성에서 '빈탄4' 화력발전소 준공식이 열렸다./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베트남 발전시장이 2030년 136GW,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8년까지 108.4GW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현지 시장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 최초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주기기도 제작·공급한다. 이를 위해 원자력발전 전문업체 뉴스케일파워와 원자로 모듈(NPM) 및 기타기기 공급 관련 사업협력계약을 맺었으며, 12억달러 이상의 기자재도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비롯해 두산중공업은 미국 '보글' 원전 3·4호기 주기기와 한국·중국·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원자로 32기와 증기발생기 114기를 공급한 실적을 갖고 있다.

영국에선 자회사인 두산밥콕이 '힝클리 포인트C' 원전 프로젝트의 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두산밥콕은 현지 기업 등 4개사와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기계·전기계측·공조설비 등을 수주했으며, 계약 규모는 2000억원 가량이다.

   
▲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에서 가스터빈 로더가 조립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두산중공업


한편 에너지경제 및 재정분석연구소(IEEFA)는 이날 두산중공업에 대한 부정적발감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리포트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2017년 1월 이래 75% 가까이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서로 다른 회계법인 세 곳을 선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의 저자인 멜리사 브라운 IEEFA 아시아 에너지 금융 담당이사는 "두산중공업이 대외적으로는 계속해서 신규 해외 프로젝트를 홍보하며 낙관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올 5월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투자부적격 등급 바로 위 단계인 'BBB'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그 중 상당수가 석탄화력처럼 돌이킬 수 없는 하락세에 접어든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이 리포트가 인용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풍력·수력 등의 시장도 축소되고 있는 반면, 두산중공업이 발전설비를 수주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 화력발전 시장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며 "친환경 트렌드에 대비해 가스터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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