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화면 보여주면서 사실과 다른 주장 안 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조국 수사 반대집회의 추산 인원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MBC노동조합이 “MBC 뉴스데스크가 집회 참가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30일 ‘MBC노조 공감터’를 통해 “(집회가 벌어진) 공간에 MBC가 보도한 대로 200만 명이 모이려면 참가자 한 사람이 14명씩을 업고 있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며 “도대체 이런 조롱당할 보도를 왜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 집회에 20만 명이 모이면 어떻고 200만 명이 모이면 어떻겠냐”며 “모두 권력자가 귀기울여야할 국민의 목소리라는 데에는 가치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 방송이라는 MBC가 현장 화면을 방송하면서 버젓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보도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얼마나 국민을 속일지 소름이 인다”며 “이제는 MBC 뉴스를 볼 때 속지 않으려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일침을 가했다. 다음은 공감터 전문이다.

   
▲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사진=연합뉴스


[MBC노조 공감터] MBC ‘기적의 200만 명’ 10월 3일에도 기대한다

MBC 뉴스데스크는 9월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앞에서 벌어진 조국 수사 반대 집회를 톱부터 2꼭지로 보도했다. 첫 번째 리포트에서 김경호 앵커와 이준범 기자는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모였다”고 반복했다. 두 번째 리포트는 아예 제목이 ⌜주최 측 추산 1백만 명 모여⌟였다. 그런데 이지수 기자는 “서초역부터 강남성모병원 방향으로 언덕 뒤편까지 약 7, 8백 미터 가량 되는 도로에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가득 찼다”는 말 외에는 그 100만 명이 어디에 있는 건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다음날 MBC 뉴스데스크는 집회 참가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 무슨 도박 영화 대사를 보는 것 같았다. 비좁은 공간 탓에 참가자 수 논란이 이는 점을 의식한 듯 첫 번째 리포트에서 강다솜 앵커는 “항공 카메라를 이용해서 집회 전체 모습을 담았는데, 영상을 통해 촛불집회의 규모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훈 기자 리포트의 항공 영상을 보면 야간 집회 때 서초역에서 620m 떨어진 누에다리 북쪽 너머로는 사람들이 없어 보였다. 집회장소 남쪽 끝인 서초역 사거리에 구급차가 지나갈 때 서쪽인 옛 정보사 쪽으로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반대편 동쪽 교대역 쪽으로는 밤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다 찼다고 해도 도로 길이가 570m였다. 양 방향 도로 폭이 40m이니 28일 집회 장소 넓이는 약 4.8만㎡로 서울 여의도공원 면적의 5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이 공간에 MBC가 보도한 대로 200만 명이 모이려면 참가자 한 사람이 14명씩을 업고 있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도대체 이런 조롱당할 보도를 왜 하는 것인가? 

정치 집회에 20만 명이 모이면 어떻고 200만 명이 모이면 어떻겠는가. 모두 권력자가 귀기울여야할 국민의 목소리라는 데에는 가치의 차이가 없다. 다만 국민의 방송이라는 MBC가 현장 화면을 방송하면서 버젓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보도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얼마나 국민을 속일지 소름이 인다. 이제는 MBC 뉴스를 볼 때 속지 않으려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지 않을까 두렵다. 

MBC 최승호 사장과 박성제 보도국장이 국민의 눈을 가리는 정권의 나팔수가 되려는 게 아니라면 그리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공정보도를 하려는 의지가 남아 있다면 아직도 기회는 있다. 마침 오는 10월 3일 오후에 조국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다. MBC는 그날도 고공에서 현장 전경을 찍고, 주최 측이 주장하는 집회 규모를 그대로 전달하고, 참가자들의 주장을 세세하게 방송해주기 바란다. 첫날은 집회 내용과 규모를 각각 리포트 1개씩 보도하고, 다음날에는 집회 규모와 참석자 주장을 각각 리포트 1개씩 전한 뒤 정치권 공방 리포트도 붙이기 바란다. 여권 집회 때 그리 보도하였으니, 야권 집회도 그렇게 하는 것이 중립적이고 공정하다.

2019년 9월 30일
MBC노동조합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