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도 기존 구축 단지들이 신고가를 잇달아 갱신하면서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일 서울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영등포구 27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상한제 대상 지역 내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들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호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구축 아파트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직후 7일까지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 올라 21주 연속 상승세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0.21% 상승하면서 오름폭이 커졌으며 일반 아파트값도 0.09% 올랐다. 상한제 발표 후 첫 주말을 맞은 강남권 일대 상한제 대상 재건축 단지들은 매수 문의가 줄면서 관망세가 나타났지만 호가는 여전히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59㎡가 16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12억6000만원에 실거래된 것에 비해 4억2000만원이나 올랐다. 잠실주공5단지 76㎡은 20억3000만~20억8000만원대, 전용 82㎡는 22억1000만~22억8000만원대의 신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용 76㎡는 19억2000만~19억8000만원, 전용 84㎡는 22억~22억6000만원대의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2차 155㎡는 최근 39억원에 최고가를 경신했고, 170㎡가 42억원의 호가를 보였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 발표 후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 매수 문의가 줄어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망세가 장기화할 경우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상한제 유예 단지나 상한제를 빗겨간 단지로 몰리면서 서울 집값 상승세가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수 관망세가 장기화할 경우엔 재건축 단지 가격이 주춤 할 수 있을 것이다"며 "다만 현재 저금리이고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상한제 유예 단지나, 적용을 받지 않는 단지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청약 열기는 더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르엘 대치’ 1순위 청약 결과 31가구 모집에 6575명이 몰려 평균 212.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77㎡T의 경우 최고 461대 1의 최고 경쟁률이 나타났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 역시 135가구 모집에 1만1084명이 몰려 평균 82.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