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글라스 "유리 사업, 홈씨씨와 마찬가지로 B2C로 키울 것"
KCC, 모멘티브 인수 재무 부담·도료사업부 수익 부진 탓 신용등급↓
   
▲ KCC 본사 전경/사진=KCC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KCC 형제 간의 경영이 드디어 분리됐다. 이에 따라 새로 생겨나는 KCC 글라스가 추진할 사업부문과 KCC의 미래는 어떨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KCC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유리·홈씨씨·상재 사업부문 등을 신설법인인 KCC 글라스로 넘겨 회사를 분할하기로 의결했다. 주총을 통해 김내환 KCC 전무와 김성천 상무가 KCC 글라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과 차남인 정몽익 사장은 각각 KCC와 KCC 글라스를 이끌어 나간다. 그러나 정 사장은 KCC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CC 관계자는 "정 사장이 주총 현장에서 대내외적 위기를 이겨내고자 실리콘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새 먹거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KCC와 KCC 글라스 간 경영 분리를 통해 사업 전문성 제고와 경영 효율성 강화 등으로 난국을 타개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영 분리일 뿐, KCC 글라스가 KCC 그룹 내에는 그대로 남아있기로 했다.

KCC는 지난 7월 인적 분할을 결정한 바 있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분할사인 KCC 글라스의 재상장이 적격하다고 판정했다. 이에 따라 KCC 글라스는 내년 1월 2일부로 출범한다. 1을 기준으로 할 때 분할비율은 KCC 0.84, KCG 0.16이다. 이로써 자산 총계 1조560억원, 연 매출 7400억원 수준의 인테리어 전문 중견기업이 생겨나는 것이다.

KCC 그룹 관계자는 "홈씨씨에 이어 유리 사업 역시 B2C 상품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한샘이나 LG 하우시스와 같이 유통채널에 힘써 홈쇼핑에 입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홈쇼핑 채널에 들어갈지는 미정이다.

이어 "현재 공공 건축물은 '제로 에너지'를 적용받아 설계 시 의무적으로 반영하게 돼 있고, 2025년부터는 민간 건축물에도 확대된다"며 "열기가 빠져 나가기 쉬운 유리에 코팅을 한 '로이 유리'를 주력 사업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상재 부문에 대해선 "홈씨씨와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해 전방위적으로 KCC 글라스의 사업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존속법인 KCC는 KCC 글라스를 분사시키면서도 웃지 못하고 있다. 3분기 KCC의 실적은 건설·부동산 경기의 침체 여파로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 실적은 3분기 연결재무제표상 매출액 8202억원, 영업이익 499억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11.9%, 35.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손실은 946억으로 나타나 2개 분기 연속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는 KCC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 같은 신용등급 전망을 내놓은 것은 미국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 인수 30억달러를 지출해 이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에 기인한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200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KCC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고, 국제 신평사 S&P도 KCC 신용등급을 'BBB-'로 하향조정했다. 

신평업계에선 건자재와 해외 도료 사업부의 업황 악화가 지속적일 것을 감안해 영업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점친다. 또한 모멘티브 실적 변동의 폭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 신용등급을 낮췄다는 게 중론이다.

도료사업부문 역시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계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도료사업부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해당 업계의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 탓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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