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는 11일 오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SOFA 합동위원회(이하 합동위)를 개최하고 장기간 반환이 미뤄진 4개의 폐쇄 미군기지를 즉시 반환받는 한편, 용산기지의 반환 협의 절차도 개시한다고 밝혔다.
즉시 반환되는 미군 기지 4곳은 2009년 3월 폐쇄된 원주 캠프 이글을 비롯해 원주 캠프 롱(2010년 6월 폐쇄), 부평 캠프 마켓(2011년 7월 폐쇄), 동두천 캠프 호비 쉐아사격장(2011년 10월 폐쇄) 등이다.
한‧미 양측은 △오염정화 책임, △주한미군이 현재 사용중인 기지의 환경관리 강화방안, △한국이 제안하는 SOFA 관련 문서의 개정 가능성에 대해 한미간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하에 4개 기지 즉시 반환에 합의했다.
4개 기지는 2010년과 2011년 SOFA 규정에 따른 반환 절차가 진행됐다. 하지만 오염 정화 기준과 정화 책임을 두고 미군과 이견을 보이며 반환이 미뤄졌다.
한‧미 양측은 올해 초부터 환경·법 분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실무단을 운영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반환 지연에 따른 오염확산 가능성과 개발계획 차질로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당 지역에서 조기 반환 요청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상황 등을 고려해 정부는 NSC 상임위원회 논의를 거쳐 지난 8월 30일 이들 4개 기지의 조기 반환 등을 추진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계부처인 외교부, 국방부, 환경부가 참여하는 범정부TF를 구성해 기지를 반환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한 논의와 입장 조율을 거쳐 미국과 SOFA 채널을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해왔다.
미국과의 오염책임 문제 관련 협의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됐지만 기지 반환 문제는 보다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이기 때문에 정부는 이번 SOFA 합동위에서 앞으로 미측과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 하에 4개 기지의 즉시 반환에 합의했다.
기존에는 한‧미간 정화책임 관련 협의가 장기간 공전해 기지반환 자체가 지연됨에 따라, 미국과 정화책임 관련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SOFA 관련 협의를 종결했다. 이번에는 미국의 정화책임과 환경문제 관련 제도개선 등에 대한 협의의 문(門)을 계속 열어놓고 기지를 반환받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앞으로 정부는 미국과 협의를 계속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번 합동위에서 한‧미 양측은 용산기지의 SOFA 규정에 따른 반환절차 개시도 합의했다.
정부는 주한미군사령부의 인원 및 시설 대부분이 평택으로 이미 이전한 상황에서 2005년 발표한 용산공원 조성계획이 과도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협의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환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환경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용산기지 반환절차의 첫발을 내딛는 이번 합의는 용산이 과거 외국군대 주둔지로서의 시대를 마감하고, 우리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광복 이후 용산에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이곳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됐는데, 이제 용산시대를 넘어 평택시대의 개막으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시대로 발전해 나가는 상징성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반환절차를 개시한 용산기지를 포함해 미군의 이전으로 폐쇄됐거나 폐쇄될 예정인 나머지 기지들도 미측과의 환경문제 관련 협의 진전 동향 등을 종합 감안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반환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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