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본회의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24일 이틀째 무제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다섯 번째 토론자로 나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에 토론을 시작한 지 의원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불법 사보임을 허가해준 문희상 국회의장,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고 국회법을 무시·파괴하는 모습을 보여준 의장에게 서운함을 넘어 정말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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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그는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2중대 범여 기생정당들이 '1+4'라는 자격도 명분도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불법적으로 대한민국 헌정사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기며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했다"며 "불법단체에 의해 만들어진 범죄 부산물, 장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지 의원에 앞서 필리버스터에 나선 최인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패스트트랙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3시간39분간의 찬성 토론을 진행했다.
최 의원은 주호영 한국당 의원(3시간59분), 김종민 민주당 의원(4시간31분), 권성동 한국당 의원(4시간55분)에 이어 네번째로 단상에 올라 "정당득표율과 의석수 간 극심한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사표를 줄이는 것이 이번 선거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오후 9시49분께 첫 주자로 나선 주 의원은 의사 일정 변경을 염두에 둔 듯 "문 의장이 참 가지가지 한다"고 말한 뒤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주 의원은 불법 사보임, 상임위원회 숙의 기간 미달 등 패스트트랙 법안의 불법성을 강조하면서 "70년 넘게 쌓아온 민주주의를 여러분이 일거에 다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토론자인 김 의원은 한국당에 '맞불' 대응 토론을 이어가던 중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요청해 잠시 토론을 중단하는 이례적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자 다음 순서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권 의원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문 의장은 "반말하지 말라. 의장이다. 의장을 모독하면 국회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3분여 뒤 돌아와 발언을 이어갔으며 오전 6시22분께 토론을 마쳤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토론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합법적 수단이나 이번처럼 다수당이 찬성 입장에서 필리버스터로 맞서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주 의원은 "필리버스터 제도를 이렇게 왜곡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발언 초반부터 작심한 듯 문 의장을 향해 "문희상씨"라고 지칭하며 "의장이 편파적, 당파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중에 문희상씨를 국회의장으로 생각하는 분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의문이 간다"며 "중립적이지도 않고 불편부당하지도 공정하지도 않고 오로지 청와대와 자신의 친정인 민주당만 의식하는 이런 의장을 어떻게 우리가 모셔야 하나"고 말했다. 이어 "저 같으면 쪽팔려서라도 자진해서 내려오겠다"고도 했다.
선거법과 관련해서는 민주당과 범여권 4당에 대한 공세를 퍼부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담긴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21대 총선이 치러지면 저는 민주당이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박지원, 심상정, 손학규, 정동영 이 네분의 시대는 갔다. 그분들의 시대는 이미 10년 전에 갔다"며 "정치적 생명을 연명하지 마라. 총선을 계기로 다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고 예언한다"고 맹비난했다.
지 의원에 이어서는 전희경 한국당·기동민 민주당·이정미 정의당·박대출 한국당·홍익표 민주당·정유섭 한국당 의원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며 이번 회기에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25일 임시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종료된다.
선거법 개정안은 오는 26일 임시국회에서 곧바로 자동 표결에 들어가게 되며 한국당은 대응책으로 '비례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소집 예정인 임시국회에서 선거법 처리 직후 남은 예산안 부수법안들을 처리할 방침이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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