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권·민주당 못막고 병원 실려온 제 자신 석고대죄"

"선거법 통과된 후 대한민국 처할 상황 두렵다" 호소
[미디어펜=손혜정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병상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한국당에 대한 지지와 보수 통합을 호소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이 대독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분열해서는 이 싸움을 이길 수가 없다"며 "선거법 저지, 좌파독재 저지를 위해 머릿속에 있는 다른 생각들은 다 비우자"고 말했다.

그는 "한 줌 생각의 차이는 다 덮고 힘을 합치자"며 "뭉쳐서 선거법 막아내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대한민국을 좌파독재로 망쳐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막아내지 못한 채 병원에 실려온 무기력한 제 자신을 석고대죄하며 간절히 호소한다"며 "도와달라"고 부르짖었다.

   
▲ 배현진 당협위원장이 2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의 대국민 호소문을 대독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이어 "선거법이 통과된 후에 대한민국이 처할 상황이 두렵다.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진 대한민국이 두렵다"며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행정부와 사법부에 이어 입법부마저 완전히 틀어쥐고 이 나라를 좌로, 좌로 몰아갈 그 미래가 두렵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의 상황을 거론하며 "급진적인 좌파 세력들이 안정적으로 국회에 진입해 장기적 입법부를 장악하고자 시도했다"며 "이들은 비례대표제를 악용하여 국회의 원내교섭단체를 확보하려고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동형'이라는 선진적인 느낌의 용어를 포장지로 사용하면 생업에 바쁜 국민들께서 들으시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시겠지만, 이것은 전형적인 꼼수고 위헌적인 개악"이라며 "여러분께서 투표하신 비례대표 투표가 최대 80%까지 사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저 황교안과 함께 여기에서 자유우파의 방어막을 함께 만들자"며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자유대한민국이 무너지는데 당의 울타리가 무슨 소용인가. 다 걷어내고 함께 맞서 싸우자"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청와대와 민주당을 향해 "지금 여러분이 짓밟고 지나가는 것은 한국당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라며 "국민들이 반드시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8일 동안 한파에 노출된 채 노숙 단식을 감행했으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14일 동안 농성을 이어왔다. 이에 단식 후유증과 농성 피로가 겹쳐져 건강 이상 신호를 보여오다 결국 지난 24일 병원에 입원했다.

한편 배 당협위원장이 황 대표의 병상 메시지를 대독하는 문제를 두고 당내에서는 잠시 이견 충돌이 있었다. 부재 중인 대표의 입장을 전달하려면 당 대변인이나 대표 비서실장이 나서는 것이 일반적인데 배 위원장이 왜 호소문을 읽느냐는 것이었다.

배 위원장은 이날 황 대표의 요청에 따라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 관계자는 "황 대표의 강성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젊고 대국민 인지도가 높은 배 위원장을 지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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