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군소정당들이 참여한 4+1 협의체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수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6시 34분께 개의해 4+1의 공수처법을 표결에 부친 결과, 재석 176명 가운데 찬성 159명·반대 14명·기권 3명으로 가결했다. 이에 앞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법 수정안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재석 173명 중 찬성 12명·반대 152명·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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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퇴장 가운데 공수처법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사진=연합뉴스 |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6500명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거머쥐게 되며 이르면 내년 7월에 출범한다.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각 수사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제24조 2항)이 핵심이다.
이 대목이 바로 한국당과 검찰이 "공수처가 정권에 휘둘리고 검찰 수사를 지휘·검열하는 초헌법적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는 위헌성 대목이다.
앞서 4+1 협의체의 원내대표들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호남을 중심으로 농·어촌 지역구가 감소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안과 함께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후속조치에 전격 합의했다.
이들은 "선거법에 관해 공직선거법 제25조 2항을 존중해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도록 권고의견을 제시한다"고 발표했으며 이 합의 발표는 6시 예정이었던 본회의를 불과 30분 앞두고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관계자는 공수처법 수정안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던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범여권 공조 균열 조짐을 염두에 두고 "4+1이 선거법을 강행 처리해놓고 나서 공수처법 표 단속을 위해서 호남 지역구 등에 특혜를 주는 합의를 또 했다"고 한탄했다.
애초 본회의는 오후 6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국당이 본회의장 연단 위에 올라 선거법 상정과 표결 때처럼 '인간띠'를 만든 뒤 의장석을 둘러싸는 등 연단 농성을 벌여 34분 늦게 개의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은 사퇴하라" "독재 타도" "무기명 투표를 허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6시부터 본회의장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으며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국회 경위들과 한국당 의원들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문 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공수처법의 무기명 투표를 요구하는 안건을 제출하는 등 마지막까지 저항했으나 안건은 부결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무기명 투표가 무산되자 본회의장을 퇴장했으며 공수처법안은 한국당의 강력한 항의와 저항에도 끝내 표결에 부처져 본회의를 통과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당 소속 의원 중 유일하게 본회의 표결에 기권한 대목이다. 금 의원은 평소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우려 의견을 개진해왔었다. 검찰 출신인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정국을 거치면서 공수처법 처리에 민주당이 사활을 건 이후에도 공수처와 관련해서는 당론과 반대 입장을 유지해왔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에 의해 악법 중에 악법인 공수처법이 날치기 처리됐다"며 "공수처는 북한 보위부와 나치 게슈타포 같은 괴물이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심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히며 국민들을 향해선 "내년 총선에서 심판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공수처 통과 직후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과제였던 공수처법이 드디어 국회를 통과했다"며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차례차례 이루어지고 있기에 눈물이 핑돌 정도로 기쁘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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