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기자회견서 "민주당 사태 인식 수준에 아연실색...원종건은 '리틀 조국'"

바른인권여성연합 "페미니즘 표방 민주당의 표 장사...침묵 여성단체들 위선적"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자유한국당이 29일 '미투' 폭로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이남자' 원종건 씨 사태와 관련해 "끊이지 않는 여성 비하와 성범죄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께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 여성의원들과 청년부대변인, 중앙여성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하며 원 씨의 미투 사태와 민주당의 대응방식을 강력 규탄했다.

   
▲ 자유한국당 송희경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 등 위원들, 여성의원들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 씨 '미투 폭로'와 관련해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송희경 의원실 제공

송희경 한국당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 출신들의 각종 성추문이 새해 들어서도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며 "민주당의 왜곡된 성의식의 말로가 야심차게 '인재'라고 영입한 청년에게서 터지면서 총체적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송 위원장은 '여성 비하 저서'로 논란이 일었던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해 ▲2017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간음, 강제추행 혐의 ▲2018년 민병두 의원의 노래방 성추행 의혹 ▲ 2018년 강성권 부산 사상구청장 예비후보 여비서 성폭행 의혹 ▲2019년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여직원 성추행 의혹 ▲2019년 박찬근 대전 중구 의원 성추행 사건 의혹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집권 여당의 왜곡된 구조적 성적 카르텔은 참담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사건이 터지면 전광석화처럼 탈당 처리로 일관하고, 눈을 감고 더불어 함께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며 "어떠한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원 씨의 미투 사건은 지난 27일 원 씨의 전 여자친구이자 데이트 폭력 및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히 조작해 가하는 정서적 학대)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의 온라인 게시물에 의해 폭로됐다.

폭로자는 멍든 하반신 사진과 카카오톡 대화 캡처 등을 올려 "지속적인 성노리개 취급과 여성 혐오, 가스라이팅으로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 씨는 민주당에 영입되면서 "페미니즘 이슈를 정책과 법안으로 연결해야 한다"며 "이것은 21대 국회의 숙명이자 시대정신"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발언과는 전면 배치되는 그의 과거 행각 및 실체로 인해 파문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에 원 씨는 다음 날,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영입인재 자격을 당에 반납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송 위원장은 원 씨에 대해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논란 자체에 대해서만 영혼 없는 사과에 그쳤다"며 "제대로 정치를 한 적도 없으면서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에 국민들은 '리틀 조국'이라도 된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도 송 위원장은 "심지어 민주당의 당대표 비서실장은 '둘의 문제니 사적인 영역이다'라고 치부하기까지 했다"며 "사태 인식 수준에 대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민주당의 안일한 대처와 태도를 규탄했다.

원 씨와 관련해 민주당의 공식적인 사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인재영입위원장인 이해찬 당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28일) 영입인재 중 한분이 사퇴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사실과 관계없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끼쳐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CBC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좀더 세심하게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 국민에게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이 있다면 사과한다"고 전했다.

한편, '바른인권여성연합'은 민주당을 향해 "비겁하게 꼬리자르기로 무마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먼저 취했어야 했다"며 "이 사건은 민주당이 겉으로는 여성 인권을 위하는 정당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감성팔이로 여성들의 눈을 속이는 표 장사에만 관심이 있는, 진정성이 결여된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피해자 보호보다 진영논리가 우선하는 페미니즘 여성단체들의 위선적인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페미니즘 여성단체들의 침묵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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