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0~1%대 예고
실물경제·금융·외환 등 복합위기 우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글로벌 투자기관들에 의하면 올해 한국경제는 1% 안팎, 심한 경우 0%대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0.8% 성장을 기록했던 2009년과 비슷한 수준의 위기가 초래될 것을 의미하는 시그널인 것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1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의 극복과 사회경제의 안정화 방안' 토론회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수요 위축 뿐 아니라 중국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공급 측면에서도 위기가 고조되는 전대미문의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는 현상도 불거질 수 있으며, 외국인 자금 이탈과 경상수지 악화 및 부채 문제로 인한 외환·금융위기 위험성도 있다"면서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및 친노조·반기업 정책 등으로 경제 체질이 약화된 가운데 강펀치를 맞은 셈"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L자형' 경기침체를 언급했으나, 실물경제·금융·외환 등 복합위기 국면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친노조·반기업 기조 및 연구개발 세액공제를 되돌려야 하고, 법인세·상속세를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 1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에서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왼쪽에서 3번째)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오 회장은 "중국 내 임금이 높아지고 주기적으로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탈중국을 선택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들을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우리보다 임금이 높은 미국은 2018년 868개 기업이 돌아왔으나, 우리는 10여개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독일은 통일 이후 경제가 장기불황에 돌입하면서 사회당이 앞장서서 '하르츠 개혁'을 추진하면서 독일 경제의 활력을 회복했으며, 최근 프랑스도 마크롱이 노동개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면서 "반면, 한국은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내 노동조합도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가입,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의 노동법 권리 보장,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 파업 등 과도한 요구를 자제하거나 미루는 등 국민적 고통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기·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추경 내용을 보면 현금살포가 대부분"이라며 "경제위기에 적합한 정책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 한국·미국 연도별 유턴기업 추이(단위:개)/자료=산업통상자원부·미국 리쇼어링 이니셔티브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재정지출 확대 못지 않게 규제완화로 대기업의 신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하고, 코로나19 이후 산업정책을 수립하고 산업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30%가 투자에서 창출되지만, 대기업에 대한 많은 규제로 신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예산으로 저임금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환경 개선을 통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로제 등 노동시장 규제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하며, 금융지원보다는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완화가 더 시급하다고 사소연하는 기업의 목소리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것으로,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인환 변호사,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장, 송정석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