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투(Me too) 의혹 제기를 이유로 공천이 취소된 김원성 미래통합당 최고위원(부산 북강서을 예비후보)이 "원통함을 풀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잠적해 경찰이 수색에 착수했다. 현재 김 최고위원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전 3시 35분께 김 최고위원은 부산 북구 화명동 자택을 나선 뒤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김 최고위원의 아내가 발견한 자필 유서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는 길은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집을 나서니 용서해주길 바래. 정치가 함께 행복한 꿈을 꾸는 거라고 당신을 설득했던 내가 참 한심하고 어리석었던 것 같다"고 적혀 있다.
또 "미투인지 뭔지 모르는 내용이고 설명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믿어주면 좋겠다. 주위 분들에게 연락드려 내 원통함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나 찾지 말고 기자회견도 예정대로 해주고 미투 제보자와 당사자 꼭 밝혀줬으면 좋겠다"라는 내용도 있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호남 친구들과 지인이 많은데 지역에 대한 편견은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고 얘기도 좀 해줘. 평범한 청년인 나의 정치적 가능성을 인정해주신 이언주 의원님께도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주고"라고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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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성 통합당 최고위원,/사진=미래통합당 |
통합당은 지난 19일 김 최고위원의 공천을 무효시키고 지역 현역인 김도읍 의원에 대한 공천을 결정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불출마 선언했지만 사실상 '불출마 선언'이 번복된 모양으로 3선에 도전하게 됐다.
통합당이 김 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한 결정적인 이유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새로운 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는 것"이었으며 미투 의혹이 제기된 녹취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녹취록이라는 게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다"며 "상대방도 없고 당사자도 없는 미투다. 아예 그렇게 살지를 않았다. 빌미를 제공할 만한 일도 없었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나에 대한 정치 공작이고 음해"라며 배후에 김도읍 의원을 지목했다.
또 김 최고위원은 "20일 전부터 김도읍 의원이 나를 날릴 것이라는 소문이 있긴 있었다"며 "그것이 '미투' 같은 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울러 그는 통합당이 자신에게 직접 사실 확인이나 소명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공당이 맞는가"라고도 개탄했다. 이어 호남 비하 발언 의혹과 관련해선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제 은인과 참모가 호남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과 함께 통합당에 합류했던 이언주 의원은 20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의 사태가 과연 정당하였는가, 우리가 외치던 과정의 공정을 회복하고자 하는 정당이 맞는가, 정말 많은 것들이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정한 절차, 적어도 당사자에게 소명할 기회 등 방어권을 보장해주어여 한다. 어떻게 문제시 된 상황에 대해 체크를 하지 않은 채 일을 처리한단 말인가! 미투의 대상이 드러나지 않는 미투가 어떻게 있을 수 있으며 이렇게 처리하는 게 옳단 말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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