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에서 영업 중인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사외이사진을 기존 관료 중심에서 ‘금융전문가’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급증하면서 실질적인 회사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외이사를 선호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변동성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금융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와 주주총회 시즌이 겹치면서 점점 더 구체화됐다.

   
▲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 25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윤제 서강대 교수, 이젬마 경희대 교수, 김성곤 효종연구소장을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의 경우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분석관, 재정경제원 장관 자문관, 노무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 주영대사, 주미대사 등을 역임한 ‘경제통’이다.

이젬마 교수 역시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중소기업창조경제확산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신성장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혁신금융 민관합동 TF 위원 등을 역임한 재무·회계 전문가로 손꼽힌다.

또 다른 대형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외교부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를 역임한 정영록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를 업계 출신 인사 또는 금융전문가로 이미 채웠다. 올해 주총에서는 호바트 리 엡스타인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전 사장과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재선임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홍석동 전 NH농협증권 부사장과 정태석 전 광주은행장을 새롭게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멤버는 박상호 삼일회계법인 고문,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전홍렬 사외이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철 사외이사 등이다. 올해 이사진 변화로 NH투자증권 5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금융전문가로 선임됐다.

삼성증권 또한 한국코스닥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위원회 비상임위원, 한국증권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장범식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새롭게 사외이사진으로 임명했다. 이미 그는 키움증권, 동부증권, KB증권 등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금융 전문가다.

마지막으로 이재하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장과 김인배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영입 새롭게 사외이사진으로 영입했다. 이재하 사외이사는 오클라호마대 교수와 금융학회 이사, 선물학회 회장,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김인배 신임 사외이사는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와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 사외이사 경력을 갖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으로 올수록 증권사들의 사외이사진들이 다양한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다”면서 “과거의 경우 퇴임한 관료들을 모시는 ‘자리’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사외이사들도 회사경영에 활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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