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시설 이용해 무알콜 음료·부산물 활용한 빵 생산 가능
   
▲ 국산 수제맥주 캔으로 채워진 CU 편의점 [사진=BGF리테일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앞으로 주류 제조면허를 보유한 업체는 타사의 제조시설을 이용해 주류를 위탁제조(OEM)할 수 있게 되고, 주류 제조시설에서 주류를 제조하고 남는 부산물로 장아찌, 빵, 화장품 등을 생산하거나 무알콜 음료도 만들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주류 규제개선 방안을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주세법상 제조 시설을 갖춰 특정 주류의 제조면허를 받은 사업자에 한해, 동종 주류 생산 사업자에게 위탁생산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주류 제조면허가 제조장별로 발급되기 때문에, 다른 제조장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생맥주 수제맥주 제조업체가 캔입 시설투자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OEM 방식으로 캔맥주 형태 제품을 손쉽게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시설투자 비용이 부담스러워 해외에 아웃소싱을 맡기려던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이 증산 물량을 국내 생산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OEM 생산 허용으로 제조 시설의 효율적인 활용을 통한 원가 절감, 해외 생산 물량의 국내 전환, 시설투자 부담 완화, 신속한 제품 출시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양순필 기재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맥주가 종량세로 전환된 이후 (주문) 물량이 증가한 특정 업체가 국내에서 위탁제조가 안 되다 보니 해외 아웃소싱을 추진하려 한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류 제조시설에서 무알콜 음료 등을 생산하거나, 막걸리를 만들고 남는 부산물로 장아찌, 빵,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별도의 생산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주류 제조 작업장 한 곳에서 주류 이외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아울러 '기네스'와 같이 질소가스가 함유된 맥주 제조가 가능해져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의 맥주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인데, 외국에서는 질소가스가 함유된 맥주 제조가 확대되는 추세다.

제조자·수입업자가 도매·소매업자에게 주류를 판매할 때 '택배'를 통해 운반하는 것도 쉬워진다.

지금은 주류 제조자·수입업자가 주류를 운반할 때 반드시 '주류 운반차량 검인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스티커 부착 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한 만큼 택배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통주, 수제 맥주를 만드는 소규모 업체들이 도·소매업자에게 한 박스 정도의 주류 배달을 할 때 스티커 부착 의무 때문에 택배를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택배 이용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 신제품 출시도 지금은 제조방법 승인, 주질 감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를 동시에 진행해 출시에 30일이 걸리던 것을 15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주류 제조방법 변경 절차 역시 간소화, 단순한 원료 배합비율 변경, 알코올 도수 변경 등 제품의 안전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미한 제조 방법 변경·추가' 시에도 지금은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앞으로는 신고만 하면 된다.

이와 함께 복수의 제조 면허를 가진 제조장에서 특정 주류를 2년 이상 제조하지 않으면 지금은 모든 주류의 제조 면허가 취소되지만, 2년 이상 생산 안 한 해당 주류의 면허만 취소된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주세법에서 주류 규제 관련 사항을 분리해 '주류 면허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따로 제정하기로 했으며, 이날 발표한 규제 개선 방안 중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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