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이른바 '국민 헬스 보조제'로 불리던 제품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나와 일선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원성이 커지고 있다. 몸을 키우겠다는 마음에서 산 보조제가 오히려 몸을 망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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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안전정보원 식품안전나라 위해식품 차단정보에 등재된 시베이션(Scivation) XTEND BCAA./사진=식품안전나라 |
20일 헬스케어 업계와 복수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월 4일 시베이션(Scivation)의 엑스텐드(XTEND) BCAA(분지쇄아미노산)에서 '스타노졸롤'이 검출됐다고 식품안전정보원 식품안전나라에 공지했다.
스타노졸롤은 단백질 동화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백색 결정성 물질이다. 이 물질이 체내 축적될 경우 과도한 남성 호르몬 분비가 일어나 동화 스테로이드 작용으로 간에 부담을 줘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이나 심혈관계 질환, 근육의 비정상적 발달을, 여성의 경우 월경 주기 등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지는 현상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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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안전정보원 식품안전나라 위해식품 차단정보에 등재된 불가리아 티-부스트 팜(T-Boost Pharm Ltd) 수프림 테스토스테론 부스터./사진=식품안전나라 |
불가리아 티-부스트 팜(T-Boost Pharm Ltd)에서 제조한 '수프림 테스토스테론 부스터'도 위해식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제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테스토스테론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호르몬의 일종으로, 근육 성장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성분이 들어있는 보조제는 남성과 여성을 불문하고 근육을 단시간 내 키우는 데 확실한 도움을 준다.
그러나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어두운 법이다. 지난해 11월 롭 워커 미국 미네소타대학 보건대학원 연구원은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복용하면 6개월 안에 단기적으로 심부정맥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심부정맥 혈전은 동맥을 통해 나온 혈액이 여러 장기를 순환하고,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는 길인 정맥 중 근육 깊은 곳에 있는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것이다. 혈전 조각이 떨어져 나와 돌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치명적인 폐색전증,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동맥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 성기능 저하를 불러일으키는 성선기능 저하증(hypogonadism)이 없으면서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은 비복용 그룹에 대비 복용 후 6개월 내 심부정맥 혈전 발생 위험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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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안전정보원 식품안전나라 위해식품 차단정보에 등재된 미국 올림피안 랩스(Olympian Labs) 테스토스테론 부스터./사진=식품안전나라 |
미국 올림피안 랩스(Olympian Labs)의 테스토스테론 부스터(Testosterone Booster) 역시 식약처 지정 위해식품이다. 이 제품 역시 근육 성장 촉진제인데, 인체 내 부신(副腎)에서 생성되는 생식 호르몬인 DHEA가 들어있다.
의학계는 이 약물을 장기 복용할 경우 남성에게서는 전립선암이, 여성에게는 자궁내막염이나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이와 같은 부작용이 없다 하더라도 최소 코밑 수염이 생기거나 피부가 거칠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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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안전정보원 식품안전나라 위해식품 차단정보에 등재된 미국 어빈 내추럴스(Irwin Naturals) 그린 티 팻 메타볼라이저(Green Tea Fat Metabolizer)./사진=식품안전나라 |
녹차 성분을 기반으로 만들어 지방 대사를 촉진하는 미국 어빈 내추럴스(Irwin Naturals)의 '그린 티 팻 메타볼라이저(Green Tea Fat Metabolizer)'도 위해식품 차단정보 목록에 올랐다. 이 제품은 시네프린(Synephrine)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흉통·불안·혈압상승·심장박동 증가 등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관계자는 "스타노졸롤·테스토스테론·클렌부테롤과 같은 동화작용제(아나볼릭제제)는 근성장에 많은 도움을 줘 과거부터 많은 사람들이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간질환·심장질환·고혈압·심한 여드름·공격성향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돌연사의 위험도도 높인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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