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이 제21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으로 '코로나19 위기탈출 민생지원 패키지법'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좌클릭했다"며 "여당 정책재탕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은 지난 1일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근로자 등을 지원하기 위한 코로나19 민생지원 패키지법을 발의했다.
패키지법은 ▲코로나 방역 관련 일시적 사업중단 등으로 손실이 생긴 의료기관과 소상공인・중소기업의 피해 지원 ▲대학교 등록금 환불 ▲무상급식 지원 중단 시 취약계층에게 푸드쿠폰 지원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휴원, 학교의 휴교 등으로 아이돌봄이 필요한 근로자를 위한 제도 활성화 ▲불가피한 계약파기로 인한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 무효 ▲임차건물에 관한 차임, 보증금에 대한 감액청구권 보장 ▲매출액 감소로 고통 받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과 위축된 기업의 투자심리 개선 등 전방위적인 패키지 지원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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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첫 비대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는 코로나19 지원 정책과 차별화되지 않은 '여당 정책' 답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 경제자문단 공동단장을 역임했던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통합당 1호 법안을 두고 '미디어펜'에 "민주당보다 좌클릭했다"고 평가했다.
소상공인 지원 같은 경우 이미 정부 지원의 '재탕'인 데다 대학등록금 환불은 11년 반값 등록금으로 피폐해진 대학의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이라는 게 오 회장의 지적이다.
아울러 무상급식 지원 중단 시 저소득층 쿠폰 배급의 경우 기초생계비지원과 중복되며 임차임대료 감면 청구권도 기존 정책과 중복된다는 분석이다.
오 회장은 이같이 조목조목 지적하며 통합당의 정책에 대해 "과다한 현금 복지 사정은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기회평등교육이란 것도 4차 산업혁명 시대 우수인재 양성이 가능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문재인 정부가 초래한 한국경제 기저질환 개혁, 즉 규제·노동개혁과 조세개혁에 대해 통합당이 한 마디도 없이 현 정부여당의 정책을 재탕하는 이런 정책을 1호 법안이라고 내놓는 현실은 암담하다. 민주당보다 더한 좌클릭"이라며 "포퓰리즘으로 대선을 이겨보겠다는 발상인데 모두 파국으로 가는 열차 경쟁"이라고 통탄했다.
끝으로 그는 '포용적 시장경제'를 주장하는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자유우파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코로나 난국에 어려워진 취약계층까지 포용해나가는 포용적 시장경제를 주장하는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날 1호 법안 발표에 앞서 '김종인 호' 비상대책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진취적인 정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진보보다 더 앞서가는 것"이라며 "진보보다 더 국민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진취적 정당'의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비대위 공식 출범 직전 '보수', '자유우파' 같은 말도 쓰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깜짝 놀랄만한 정책 기능을 되살릴 것"이라고 당의 전면적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러한 통합당의 '좌향좌' 면모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4.15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장제원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에는 이미 여러 개의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이 있다"며 "유사민주당 심지어 유사정의당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치 지향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당 1호 법안에 대한 일련의 지적을 두고 윤창현 의원은 '미디어펜'에 "우려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 당내에서도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민해야 할 숙제"라면서도 1호 법안이 각종 지원에 편중된 배경에 대해서는 "'긍정 메시지'를 담아보자는 당의 취지가 있었다"며 "'지원 문제'는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 다뤄야할 일이라는 데 뜻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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