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3일 오후 늦은 시간 역대급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강행될 예정이다. 이에 여야 간 막판 '추경 여론전' 공방이 치열하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상임위 단계에서 당초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한 추경 금액보다 3조 1031억 5000만원을 증액했으며 오늘 오후 38조원 규모의 수정안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3차 추경안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성' 예산 증액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총선 승리 전리품 챙기기'가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미디어펜'에 "지역구 예산이 부족하다"며 "(추경을) 더 했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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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예산결산특위원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0년도 제3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다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소속 박홍근 간사는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론의 지적을 의식한 듯 "상임위에서 증액된 경우는 거의 없었고 (증액된 지역 예산은) 한 건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개별 의원들의 의견 제시였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간사는 3차 추경안을 서둘러야 하는 명분으로 '코로나19 사태' 강조를 반복했다. 그는 "오늘(3일) 저녁 7시 본회의를 열어 3차 추경안 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3차 추경 목적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해 필요한 재정이었고, 이 목적에 맞는 추경 심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통합당의 추경 시한 연기 요구를 두고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 하루가 급하다"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지난 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조금이라도 늦어질 경우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추경을 기다리는 640만 국민과 기업의 절박한 사정을 더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의장은 "추경 심사가 졸속이라는 주장은 그야말로 생트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민주당의 3차 추경 밀어붙이기가 '공포 조장'과 '프레임 씌우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에 "코로나19 사태를 명분으로 재난지원금을 풀면 자영업자 살아남는다고 했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살포했으면 3차 추경이 급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의 '추경 러시'는 "야당 몰아붙이기 프레임"이라며 '졸속 추경'의 빈약한 명분을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민주당 주도 추경 처리 '독주'를 비판하며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비대위 회의에서 "대한민국 의회 사상 35조원이나 되는 엄청난 금액을 불과 3일 만에 뚝딱해서 통과시키겠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35조 원 예산을 반드시 3일까지 통과시킬 이유는 없다"며 "국민을 위해 심사하겠다고 했는데 (민주당이 추경 시한 연기 요청을) 거부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회의에서 "역대급 졸속 추경"이라며 "이런 추경에 들러리로 참여할 수 없다. 청와대 거수기, 영혼 없는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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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지역구 예산 끼워넣기 문제를 지적했다./사진=미래통합당 |
또 통합당의 '예산통'으로 분류되는 류성걸·추경호·송언석 의원은 3일 "제대로 된 국회심의도 없고 고스란히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이번 추경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집권여당 민주당에 있다"며 '집권여당 책임'을 부각시켰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실기한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하며 "민주당의 독재적 국민세금 유용"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논평으로 민주당을 향해 "대통령의 입(口)을 통한 입(入)법이 하수인을 자청하는 충성스러운 거대여당을 통해 급물살을 타며 삼권분립의 기본 원칙이 실종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경희 수석대변인은 이같이 말하며 청와대의 3차 추경예산안 신속처리 주문은 "너무나 일방적"이라며 "야당의 견제와 여과 없이 제정된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범여권인 민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이 참석하고 줄곧 '졸속 추경'을 비판해온 통합당의 국민의당은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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