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정부의 금융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7달 남짓한 기간의 거래액만 따져도 작년 전체 거래액의 1.5배를 기록 중이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치열한 고객 유치전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거래한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총 778억달러(약 93조6800억원)에 달한다. 작년 전체 거래액이 495억달러(59조 4500억원)였음을 감안할 때 이미 1.6배나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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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이에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직구족’들을 잡기 위한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최초 해외주식 거래시 환율 혜택을 준다거나 달러·원화 투자지원금을 제공하는 식이다. 해외 우량주에 대한 목표주가와 해외뉴스 번역을 제공하거나 온라인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18일부터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초우량주 9개 종목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 등의 정보를 제공 중이다. 해외 주요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 채널로 제공하기도 한다.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유튜브 세대’라는 점에 착안한 서비스다.
국내외 통합주문시스템을 도입해 해외주식도 환전 없이 매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거래빈도가 높은 약 2000개 해외주식의 리서치 자료는 한글로 제공되고 있으며, 로이터와 제휴해 해외뉴스도 실시간으로 번역해 제공된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달 23일 해외주식자산은 이미 11조원을 돌파했는데, 이 중에서 올해 증가분이 3조800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도 다양한 고객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9월 30일까지 주식거래가 가능한 위탁계좌를 통해 해외주식거래를 신청하고, 월 100만원 이상 해외주식 거래를 하면 현금 1만원을 지급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해외주식거래 금액이 월 1000만원 이상이면 거래금액 구간별로 최대 20만원까지 현금이 지급된다.
삼성증권은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매매 수수료를 해외주식 0.09%,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은 0.045% 등으로 계좌 개설일부터 1년간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 중국, 홍콩, 일본, 유럽 등 6개국 주식이 대상이며, 최대 95%(미국 달러 기준)의 환율우대 혜택과 실시간시세 무료 이벤트도 이어진다.
대신증권도 해외증권계좌 첫 개설 고객에게 수수료 혜택을 부여한다. 온라인 주식거래서비스로 해외증권계좌를 신규 개설해 미국주식 거래시 0.08%의 할인된 거래수수료율을 평생 적용받는 '미국주식 거래수수료 평생 할인 이벤트'를 9월 말까지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은 미국 주식 첫 거래 고객과 휴면 고객에게 40달러를 주고 있다. 해외주식 온라인거래 수수료 0.1%, 환율 우대 95%, 최대 30만원의 현금지급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선풍적인 주가 상승을 보여준 테슬라 주식에 특화된 이벤트를 전개해 눈길을 끈다. 내달 31일까지 신규 고객이 온라인 계좌를 개설하고 테슬라 주식 1주 이상을 거래하면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고 테슬라 주식 당첨 기회도 제공하는 이벤트다. 유진증권은 올해 들어서 월별로 '스타벅스', ''애플', 'OTT' 등을 주제로 해외주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다양한 혜택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해외주식 분야는 아직까지 시작 단계인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키움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대체입고 시에는 여전히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해야만 신청이 가능한 상태다. 주식 대체입고는 보유중인 주식을 다른 증권사 계정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저녁이나 주말에는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점도 개선사항으로 손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온라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인터넷 친화적이고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이들 고객을 치열하게 연구하고 있는 만큼 머지 않아 국내 주식만큼 편리한 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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