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이 정부여당의 증세 강화 부동산 정책으로 크게 요동치는 민심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 연설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0가지 사항을 질의하며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강력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정부 들어 22차례나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불만이 가히 폭발 직전"이라며 "주택 보유자를 모두 범법자 취급하는 징벌적 과세에 조세저항의 움직임도 보인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문 대통령을 향해 "이 정부 부동산 정책 목표가 소위 '강남불패', 강남 집값 높아지는 정책인지, 집값 안정화하고 서민주거 개선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라며 "주무부처인 김현미 장관에게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물을 의향이 있는가"라고 답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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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21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원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개원 연설에서 통합당의 질의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한 채 '협치'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부동산으로 몰리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지 않고는 실수요자를 보호할 수 없다"며 "정부는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고 시세 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잉상하여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면서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기존의 스탠스를 확고히 못박았다.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에 보조를 맞추어 더불어민주당도 부동산세법과 임대차3법 등 입법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임대차3법과 관련해 "(법개정 전에 체결된) 기존 계약에 대해서도 임대차 적용하겠다"며 소급적용 의지도 강조했다.
그러나 현 정부 부동산정책의 헛발질을 여실히 드러내는 의외의 복병은 민주당에서 터져나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 '집값 과연 이번에 잡힐까'라는 주제의 토론을 마친 뒤 "(집값)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거다. 부동산 뭐 이게 어제오늘 일인가"라고 말했다. 토론 종료 후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이에 패널 중 김현아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여당 국토위 위원이 그렇게 이야기하시면 국민들은 어떻게 하냐"고 반문하자 진 의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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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성준 민주당 의원./사진=진 의원 페이스북 |
진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언 맥락을 무시하고 저의 진의를 확인하지 않고 왜곡해 보도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해명했지만 이미 점화된 논란은 쉽게 꺼지지 않을 분위기다.
100분 토론 후 진 의원의 '속마음'에 네티즌들은 "집값 잡는 게 아니라 증세가 맞네", "증세가 확실하네, 집값 못잡을 줄 알고 있고 세금을 거두는 거네, 국민 세금 갈취네", "민주당의 진심, 세금만 많이 뺏어서 배부르면 된다" 등의 격분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통합당은 논평을 통해 "결국 정부여당은 집값을 잡을 수도, 잡을 의지도 없다는 스스로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격에 나섰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제헌절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다. 결국은 안 내려간다는 걸 상식적으로 얘기한 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도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진심을 이야기했다고 본다"며 "국민을 괴롭히는 정책만 하면서 집값을 못잡는 것을 자인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더 분노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취중진담 같은 토론진담, 문재인 정부의 두 얼굴을 확인했다"며 "솔직한 고백은 무능보다 낫다. 국민들에게 상처만 주는 부동산 정책, 이제는 거두시라"고 쏘아붙였다.
나아가 통합당은 주택법, 국토계획법, 도시정비법 개정 등의 내용이 담긴 '부동산 시장 정상화법'을 입법과제로 내세우며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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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당 부동산대책 특위 1차 회의./사진=미래통합당 |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 안정화는 요원해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 법안들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위' 위원이자 대변인 배준영 의원은 '미디어펜'에 "정부 정책으로 서민들의 피해와 고통이 가중되고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가 걷어차인다'는 박탈감을 통감하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특위를 가동했고 대안 정책을 끊임없이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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