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곳곳 파행...통합당 측 반발하며 회의장 퇴장
통합당 "국회가 정권 하수인? 백지표결 강행...국민 기만"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더불어민주당이 28일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 후속으로 부동산 관련 법안 상정을 강행하면서 상임위 곳곳에서 파행이 벌어졌다.

국회 기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제1야당인 통합당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의 후속 법안인 부동산 세법(종합부동산세법·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 상정을 강행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독재다", "다 해 먹어라", "밀어붙이기를 하려면 제대로 꼴이라도 갖추고 해라" 등 고성을 내지르며 강력 항의했지만 결국 가결을 저지하지 못했다. 통합당 위원들은 결국 회의장을 퇴장했다.

   
▲ 국회 기재위 통합당 측 의원들이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법안 상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사진=유경준 의원실 제공

이에 기재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두 차례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하명에 따른 특정 의원법안만을 올려서 제대로 된 논의 없이 표결로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국회를 문재인 정권의 거수기, 하수인으로만 바라보는 여권의 안하무인식 속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민주당이 국회법을 악의적으로 해석해 안건을 기습 상정한 절차와 내용에도 심대한 문제가 있다"며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제출하고 양경숙 민주당 의원이 동의해 전체 위원들에게 배부된 서면동의서에는 어떤 의원의 법안인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백지 표결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인 2차 기자회견에서 "소위 구성을 통해 법안을 정상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야당 의원의 법안도 함께 논의되길 원하는 의견을 묵살하고 처리를 강행하는 것이 바로 날치기"라며 "국민 세금을 수탈하기 위한 부동산 세법을 날치기로 처리하려는 것"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어 "정상적인 소위 구성을 통해 법안을 논의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며 "의회독재의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회의 진행 순서를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빚어졌다. 민주당 측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6.17, 7.10 부동산 대책에 대해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후속 입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부 대책이 힘을 못 받는다"면서 임대차 3법 등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부동산 관련 법안  상정을 밀어붙였다.

이에 통합당 간사인 이헌승 의원은 "아직 법안심사 소위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을 상정하고 토론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통합당 국토위원들도 결국 회의장을 전원 퇴장하기에 이르렀다.

통합당 국토위원들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청와대 하명에 따라 처리를 강행하려는 임대차 3법과 국민적 저항이 커지고 있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 등 민주당 법안 6건만 골라 전체회의에 상정, 통과 강행을 시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청와대 하명으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임대차3법으로 서민·무주택자의 피해와 시장 혼란을 우려한다"며 "임대인과 임차인의 서로 간 다른 입장을 조율하고 중재해야 하는 정치가 이들의 분노를 조장해 계층싸움을 유도하는 나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세입자 보호 등 정책 시행 초기 장점만 부각하여 법안을 강행처리하려 하나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임대차 3법 강행으로 인한 ▲전세제도 공급 위축과 급격한 월세 전환 사태, ▲실거주 비선호지 고의적 경매 발생, ▲서민 몰락 가속화 등을 우려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여야가 갈등을 벌이며 통합당 의원들이 회의에서 퇴장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민주당은 지방세법 개정안, 지방세 특례제한법 등 부동산 관련 법안 4건을 상정했다.

통합당 행안위원들은 서면 보도를 통해 "국민에 세금폭탄을 안기는 지방세법 개정안 등 4건의 법률안이 여당 단독심사를 거쳐 일사천리로 통과되었다"며 "의석수만 믿고 의회 민주주의를 통째로 뒤흔든 민주당의 독재적 행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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