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감각 부재’ 기업에 악영향 줄까 우려
바닥 향하는 삼성 리더십…현실적 판단 중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부동산 시장이 계속 시끄럽다. 이번에는 전셋값이 뛰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다. 정부가 또 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혼란과 전세 수요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여기에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월세 옹호론’을 펼쳐 뭇매를 맞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은 월세를 살고 계신가요’란 질문에 윤 의원은 ‘월세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정읍시의 전용 면적 59㎡ 아파트에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내고 거주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서울 종로 구기동에 연립주택과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 정읍의 아파트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마련한 거처다. 옵션인 셈이다. 전셋집에서 내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현실에서는 아우성인데 ‘월세로 살아라’ ‘또 다른 대책을 내놓겠다’는 식이다. 윤 의원의 경우와 20차례 넘게 쏟아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상과 현실의 속도차이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의사 결정권자들의 ‘현실감각 부재’가 기업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삼성에서는 전·현직 경영자들이 ‘리더십의 중요성’을 잇달아 강조하고 있다. 권오현 전 회장과 김현석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부 시선도 있지만, 이들은 글로벌 시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장 전문가들이다. 권 전 회장과 김 사장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 메모리 반도체와 TV의 성장을 지켜본 증인들이다.

해외 경쟁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목격한 이들이 이 시점에서 ‘리더십’을 거론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검증된 성공 방정식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에서 새판을 짜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잘 나가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 였던 노키아, 이미징 사업을 주도했던 코닥은 모두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리더십 부재’가 기업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가 나온지 한 달이 넘었지만 검찰은 묵묵부답이다. 수사심의위는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찰 스스로 만든 제도다. 과거 수사심의위와 같은 빠른 권고 수용이 필요하다.

   
▲ 산업부 조한진 기자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라면 불길속에라도 뛰어들 기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때리는 와중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 인수 추진을 눈감았다. 국가 경제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실적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시장은 ‘약육강식’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각 국가들은 자국 산업 보를 위해 혈안이다.

삼성과 이 부회장은 ‘두러움 없는 도전’을 외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리더십 모래시계는 바닥을 향하고 있다.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사법리스크를 해소가 우선 과제다. 이 모래시계를 뒤집어 다시 혁신의 시계를 돌려야 한다. 수사심의위의 권고는 명확하다. 이제 검찰의 현실적 판단이 중요하다. 이 모래시계를 장식품으로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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