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의 ‘미래사업’과 ‘상생경영’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현장 경영을 강화하면서 성장동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삼성은 당초 계획보다 더 빠른 속도로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신산업 육성을 위해 총 180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지 2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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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C랩 갤러리'를 찾아 사내 스타트업들의 제품과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지난 2018년 8월 8일 ‘대한민국의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삼성은 180조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을 공표했다. 이 계획은 이 부회장이 경영 복귀 후 처음 내놓은 ‘미래비전’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은 지난 2년간 대내외 불확실성과 코로나 19 팬데믹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와 고용을 진행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선정 발표한 ‘3대 중점 육성 산업’인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민간 투자를 주도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대한민국 ‘미래먹거리’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중소 협력업체, 스타트업, 학계 등을 지원하는 등 ‘동행’ 철학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등 불확실성 속 투자·고용 확대…“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삼성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해 3개년 목표치(약 180조원)를 무난히 달성할 예정이다.
국내 투자의 경우 당초 목표인 약 130조원을 7조원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우리 경제에 삼성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기업의 본분은 고용 창출과 혁신 투자다.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약속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신규 채용 규모도 지난해까지 3개년 목표치(약 4만명)의 80% 이상에 달했다. 올 연말까지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기존 채용계획에서 설정한 3년간 고용 예상치(2만~2만5000명)보다 2만명 가량 많은 것이다.
이밖에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지금까지 2250명이 선발됐다. 오는 2024년까지 총 5000억원의 운영 비용을 투입해 1만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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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국가 육성 ‘3대 중점 산업’에도 적극 투자…신선장 동력 견인
삼성은 정부가 지난해 4월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한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에 나서면서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선다는 로드맵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지난해 4월 발표했다.
이 계획은 관련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확충에 총 133조원(R&D 73조원, 시설 60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약 1만5000명을 채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스템 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은 지난해부터 올 연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 상반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은 총 8조1200억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처음 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7900억원)보다 20%나 증가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1일 인천 송도에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25만6000리터)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 1조74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제4공장은 5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만7000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의 바이오 산업은 이 같은 선제적인 투자에 힘입어 올 들어 고속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1조7887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3083억원)의 약 6배에 달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51조원으로, 상반기에만 22조원 이상 늘었다.
삼성은 미래형 자동차 분야에서도 반도체 기술의 초격차를 토대로 글로벌 업체들과 공조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독일 아우디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엑시노스 오토 V9’을 공급했고, 올초에는 5G 기술을 적용해 공동 개발한 차량용 통신장비(TCU)를 독일 BMW의 신형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하기로 계약했다.
또한 텔레메틱스용 모뎀, 이미지센서 분야에서도 BMW, 볼보, 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수주에 성공하며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천안 삼성SDI에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지난달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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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23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동행’ 철학 강화…인재제일·상생추구·사회난제 해결 앞장
삼성은 인재제일, 상생추구라는 경영철학 및 핵심가치와 연계해 CSR 비전 및 테마를 재정립, 청년실업과 양극화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이 부회장의 ‘동행’ 비전이 반영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비전 아래 전통적인 사회공헌은 청소년 교육에 집중하고, 상생협력 프로그램(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상생협력,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미래기술 육성)을 통해 호혜적 CSR 구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5년 경북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작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2018년부터는 지원 대상도 대폭 늘렸다.
삼성은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스타트업 과제 500개를 선정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지원 과제는 302개로, 총 5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협력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며 상생하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반도체 우수협력사에 1927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협력업체에 3년간(2018~2020년) 약 4500억원을 지원했다.
‘반도체 비전 2030’과 연계해 국내 팹리스 업체에 지적재산권(IP) 제공, 기술 교육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매년 1000억원 규모로 산학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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