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코로나 대출 소진율 6%…대출 한도 올리고 중복대출 허용 방안 검토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심해지자 금융당국이 ‘2차 소상공인 대출’ 프로그램의 대출 한도와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한다. 1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달리 2차 프로그램의 실적이 부진한 만큼, 한도를 높이고 중복 대출을 허용해 소상공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시중은행 점포 내 창구/사진=미디어펜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시행한 코로나19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소진율은 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기준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실적은 6379억원으로 목표금액인 10조원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시중은행 이차보전·기업은행 초저금리 등 1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14조1000억원이 지원됐다.

이처럼 2차 프로그램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대출 문턱이 1차에 비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출 한도는 1000만원 밖에 되지 않고, 금리도 1차(1.5%) 보다 높은 3~4%대 수준이며, 1차 프로그램에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들의 경우 이미 1차 대출 프로그램 당시 1.5%라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며 “2차 대출의 경우 대출 한도가 낮고, 중복지원이 안 되기 때문에 신청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도 대출 금리를 2%대로 낮추는 등 프로그램 재정비에 나섰지만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현재 하나은행은 2.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최저 연 2.73%,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은 2.8%로 금리를 내렸다.

이에 정부도 프로그램 보완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출 한도를 1차 때와 같이 3000만원으로 인상하고, 1차 때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도 중복해서 받을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그만큼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한도조정 등을 통해 금융지원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2%대로 대출 금리를 낮췄음에도 신청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1차 때와 같이 금리를 1%대 수준으로 대폭 내리고 중복대출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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