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 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쳐 수도권 전반적 하락세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이 맞물리면서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과 전월세 거래량이 동시에 감소세를 보이며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를 맞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아파트 분양도 없기 때문에 이같은 조짐이 계속될 경우 수요자들의 관망세 속 일정 부분 가격하락도 예상하고 있다.

   
▲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21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8만5272건으로, 전월 14만1419건 대비 39.7%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의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서울의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4459건으로 전월 2만6662건 대비 45.8% 줄었고, 수도권의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4만3107건으로, 전월(7만5725건) 대비 43.1% 떨어졌다.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거래량 감소폭이 아파트 외 주택의 거래량의 감소폭 대비 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매매거래량은 5만9429건으로 전월 대비 42.1% 줄었지만, 아파트 외 주택의 매매거래량은 2만5843건으로 전월 대비 33.4% 감소했다.

시장 분위기가 보합세에 접어들면서 가격 변동률 역시 큰 변화 없이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0.01%를 기록하며 한 달째 동일한 변동률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값을 주도하는 강남3구 역시 0.00~0.01% 변동률을 한 달 이상 유지중이다.

상승폭이 떨어졌다는 통계도 나온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6%로 4주 전(0.11%)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영향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의 거래량 감소폭이 두드러진 것을 두고 사실상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6.17 부동산대책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거래절벽까지 더해져 단기적 하락이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넷째주(21~27일) 전국에서 1만1662가구가 분양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에서는 단 한 곳도 청약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5일 새롭게 분양일정에 접어들면서 견본주택을 공개하는 곳 역시 수도권과 지방 등 4개 사업장에 불과해 9월 마지막주 역시 사실상 서울 분양은 없는 셈이다.

당초 부동산114 조사에선 이달 서울에서 1900여 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사실상 모든 물량이 계획대로 공급되지 못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외지인의 수도권 아파트 매입 비율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서울시 밖에 거주하는 외지인이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1354건으로, 전체 매매 건수(6880건)의 19.7%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률은 1월 24.9%로 올해 가장 높았다. 그러다가 지난 5월(23.7%)부터 3개월 내리 하락하고 있다. 송파구는 273건에서 92건으로, 강남구는 171건에서 72건으로, 서초구는 130건에서 76건으로 외지인 매입 건수가 감소했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외지인이 경기도 아파트를 매입한 비율은 24.6%, 인천 아파트를 구입한 비율은 24.2%로 전달 대비 각각 3.5%포인트, 4.9%포인트씩 내려갔다. 경기도의 경우 지방 거주자의 매입 비율도 하락해 지난달 7.5%까지 밀렸다. 지방 거주자가 인천 아파트를 구입한 비율도 6월 22.1%에 달했지만, 지난달에는 15.7%로 하락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향후 시장 비수기인 추석 연휴까지 다가오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대책으로 심리적으로 많이 꺾인 상황이고, 임대차3법 등 전세시장이 불안항 상황이지만 매매는 강제적인 규제로 인해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합과 하락을 보이는 만큼 관망세에 들어섰지만 급매와 다주택자들이 터는 물량 대기자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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