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거래량 4957건 전월 대비 53.5% 감소
보유·취득세 폭탄…매수심리 급감 거래 뚝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인해 주택시장의 한파가 찾아온 가운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 토막이 났다. 특히 강북 등 외곽 지역의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거래가 급감한 상태다. 

   
▲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집계가 마무리된 서울 지역 8월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일 기준 5697건을 기록했다. 전월(1만654건)보다 53.5% 급감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감소세는 6월부터(1만5589건→1만654건→4957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집계 중반을 넘긴 9월 거래량도 8월의 절반에 못 미치는 1894건에 불과해 매수심리 위축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12·16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 사태로 연초 거래절벽과 가격 안정을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고 개발 호재, 패닉바잉(공황구매) 등으로 재가열되면서 6월 거래량이 역대급인 1만5000여 건까지 급상승했다. 7월에도 1만건 넘게 거래됐다.

하지만 8월부터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6·17 대책에 이어 고강도 세금 규제인 7·10 대책이 잇따라 나오고, 관련 법안들이 통과돼 본격적으로 규제가 발효되면서 관망세가 짙어졌고 거래가 급감했다.

정부가 고가주택·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취득세를 대폭 높이면서 투기수요의 주택시장 진입이 막혔다는 분석이다. 집값 상승 불안감에 무리하게 집을 사들이던 무주택 실수요자도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고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자 매수세가 주춤해진 것이다.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 낀 매물의 거래가 어려워진 것도 거래 감소의 이유로 꼽힌다.

지역별로는 강북 등 외곽 지역의 거래량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도봉구가 7월 604건에서 8월 202건으로 66.6% 감소했다. △관악구(-62.3%) △은평구(-61.0%) △노원구(-58.3%) △강서구(-57.0%) △구로구(-54.3%) △강북구(-54.1%) △중랑구(-53.5%) 등이 평균보다 많이 줄었다.

전체적으로 서울 강남 지역보다 강북 지역의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업계에서는 강북 지역 중저가 단지의 가격 인상에 따른 피로감, 다주택 규제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서초구는 7월 436건에서 8월 271건으로 37.8%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그 밖에 강남구(-39.0%), 용산구(41.1%), 강동구(43.7%), 성동구(47.5%) 순으로 강남4구 등 인기 지역은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실제 지역별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 조사에서도 강북권의 매수심리가 강남권보다 빨리 식어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 통계에서 강북(14개 구) 지역의 매수우위지수는 8월 넷째 주만 해도 111.7로 강남(108.0)보다 높았지만, 차주에 99.3으로 기준선이 먼저 무너진 뒤 4주 연속 하락해 83.1로 내려앉았다. 강남은 강북보다 한 주 늦은 9월 첫 주(97.0)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기준선(100)보다 작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북의 경우 정부 부동산 규제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라며 "강남을 비롯한 인기 지역은 고가 아파트 위주로 '똘똘한 한채' 수요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가 시행된지 얼마 안된 시기인 만큼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시장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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