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주행성능, 밀레니얼대디 취향저격
적극적인 모터개입, 높은 연료효율성 강점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등장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4세대 쏘렌토.  특히 친환경모델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국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터보엔진에 전동화를 더한 파워트레인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당초 흥행 어렵다는 편견도 있었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중형 SUV 하이브리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저배기량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높은 연비를 확보하면서도 부족한 힘을 전동화로 채워 운전자가 느낄 답답함까지 해결하겠다는 게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기아차의 전략이다. 더욱이 국내 하이브리드SUV 최초로 4륜구동 시스템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 잡음이 있었다. 친환경차 인증을 위한 필수요건 중 하나인 연비를 충족하지 못해 가격책정에 오류가 발생하며 사전계약 2일 만에 중단결정이 내려진 것. 그럼에도 결국 시장에서는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졌고 계약이 재개됐다. 

일부에서는 저배기량의 터보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글로벌에서도 보기 드문 차량을 소개했다며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현대·기아차가 소개했던 LPG하이브리드의 추억 때문이다. 

고유가 시대에 글로벌 최초로 LPG하이브리드를 선보였던 현대기아차는 저렴한 연료비를 강조한 LPG하이브리드를 소개했다. 하지만 저조한 실적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단종됐다. 

이후 새로운 시도를 보인 것이 이번 터보엔진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이에 일부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편견은 기우에 불과했다. 

특히 과거부터 기술력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 왔던 기아차의 저력을 재확인 시키는 중요한 모델이 쏘렌토 하이브리드였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탈수록 매력적인 차였다. 

큰 덩치에서 느껴지는 남다른 존재감과 포스, 넓은 실내 공간은 현재 자동차시장의 트렌드를 저격한 듯했다. 어떤 활용도로든 고객이 원하는 데로 취향에 맞춰 쓸 수 있도록 했고 운전석 이외의 공간에도 편리함을 위해 디테일을 살렸다. 

4세대 쏘렌토를 시승하는 동안 느낀 것은 편안한 주행이었다. SUV를 생각하면 떠올리게 되는 그런 느낌의 승차감이 아니었다. 잘 다듬어진 세단에서 보여주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차체가 높아 시야각이 잘 확보되는 안정감 있는 세단의 느낌이었다.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있는 엔진룸. /사진=미디어펜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1열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공조기와 컨트롤부. /사진=미디어펜


시승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 6인승 풀옵션 모델이었다. 이 차의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m의 1.6 가솔린 터보 엔진과 최고출력 44.2㎾, 최대토크 264Nm 구동모터의 조합으로 시스템 최고출력 230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35.7㎏.m의 힘을 발휘한다. 

수치상으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얼마나 이질감 없이 힘을 뽑아내는 지가 관건이었다. 실제 운전을 하면서 느낀 힘은 부족함이라고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대배기량의 고출력 모델보다 인상적이고 마음에 드는 가속력이다. 

이는 4세대 쏘렌토부터 새롭게 적용된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DCT)와 잘 짜여진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역할 때문이다. 

전동화 모델의 경우 힘이 전환되면서 이질감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이런 문제점을 확실히 줄였다. 언제든 힘이 부족함이 느껴질 때 적제적소에 모터의 힘을 끌어와 활용해 답답함은 찾아볼 수 없게 한다. 

만약에 출력의 부족함이 느껴진다면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해주면 이런 불만도 해소시킬 수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에는 △에코모드와 △스포츠모드 △스마트모드 등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하이브리드에서 활용을 해보니 더 확실한 구분감으로 운전자의 취향에 맞춰 차량을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생각이다. 

또 놀라운 것은 모터의 출력만으로도 오르막길을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4세대 쏘렌토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를 의식하고 기존 포지셔닝보다 크게 차를 만들며 덩치가 커지고 무게도 무거워졌다. 

그럼에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지하주차장 경사로에서 모터의 힘만으로도 등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들은 기아차가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 밖에도 4세대 쏘렌토는 기존과 다른 완전히새로운 플랫폼이 적용했고 강성도 더욱 높아졌다. 덩치가 클수록, 무거울수록 차체 강성이 승차감과 안전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 세련된 파워트레인과 단단한 차체가 과속방지턱, 굽이진 길 등 어디서든 충분한 신뢰감을 준다.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변속기와 드라이브모드를 변경할수 있는 버튼. /사진=미디어펜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엔비언트라인트를 통해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해준다. /사진=미디어펜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6인승 2열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6인승 2열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특히 격한 와인딩 구간에서도 운전자의 의지에 맞춰 코너를 잘 돌아나가는 것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런 부분이 4세대 쏘렌토의 주 고객층인 밀레니얼대디의 젊은 감각을 잘 타겟팅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편안한 것 보다 어느정도 강성을 지녀 차를 뜻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동력은 보강해야겠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이 가볍고, 디스크로터와 브레이크 패드의 마찰력도 약하다. 성능 좋은 20인치 타이어가 제 역할을 해보지도 못할 것 같아 아쉬운 대목이다.

무엇보다 4세대 쏘렌토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온 뒤 효율성까지 높였다는 점에서 이차의 매력은 배가 된다. 

고급스럽다 못해 사치스럽다고 할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잘 짜진 인테리어다. 대시보드 중앙에 10.25인치 터치식 내비게이션이 계기반과 연결돼 통일성을 준다. 내비게이션 아래 공조장치에는 버튼과 레버 스위치를 혼용 배치해 직관적으로 쓰기 편리했다. 실용성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수입차 보다 훨씬 낫다. 

준대형 SUV만한 쏘렌토는 뒷좌석에 타는 사람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점이 돋보인다. 6인승 기준으로 1인용 의자처럼 구성된 2열의 독립식 시트는 얻어타는 느낌을 받지 않을 만큼 편하다. 가죽시트 소재도 합격점이다. 도어의 컵홀더와 사물함은 물론 시트 옆면에 휴대폰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그물 주머니도 마련돼 있다.

이 같은 편의사양을 통해 기아차는 쏘렌토의 타깃 소비자를 정조준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쏘렌토의 사전계약 고객 중 3040세대 비율은 58.6%(30대 27.9%, 40대 30.8%)로, 지난 한해 쏘렌토 3040세대 고객 비율 47%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연비기준 미달로 저공해자동차 제1종의 구매해택을 누릴수는 없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저공해자동차 제2종으로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충족해 공영주차장(수도권 기준) 및 전국 14개 공항주차장 요금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혼잡통행료 면제(지방자치단체별 상이), 저배기량 엔진 탑재로 동급 경쟁차 대비 적은 자동차세 등의 일상적인 친환경차 해택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3열 공간. /사진=미디어펜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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