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생산・임상수탁 글로벌 수요 더욱 높아질 전망
   
▲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이후를 뜻하는 뉴노멀 시대에는 '아웃소싱'이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감염병 대유행 이후 밀려드는 백신과 치료제 생산 주문을 소화하기 위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의약품수탁생산(CMO), 임상시험수탁(CRO) 등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넥스 등 CMO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 다섯 곳 모두 공장을 증설 중이다. CMO란 고객사의 주문에 맞춰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아웃소싱 서비스다. 

국내 최대 위탁생산개발(CDMO) 시설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1회 배양 기준 25만6000L의 세계 최대 4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만 1조74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최대 가동률은 현재 36만4000리터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크다. 2위는 베링거인겔하임(30만 리터), 3위 론자(28만 리터)다. 추후 4공장이 완공되면 가동률은 62만 리터로 커진다. 

바이넥스는 500억원을 투입해 충북 오송 공장 증설에 나섰다. 현재 모든 공장가동률이 최대치에 달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투자금은 펀딩 방식으로 마련됐으며 제넥신, 에이비엘바이오, 광동제약 등이 참여했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백신 원료 생산을 위해 307억원 규모 증설에 나섰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CMO 생산을 위해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3000억원의 자금을 들여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을 위한 3공장 짓는다고 공식화했다.

위탁생산개발 사업 부문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까닭은 글로벌 제약 기업들의 아웃소싱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프로스트앤드설리반에 따르면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2019년 이후 매년 7.9%씩 성장하여 2025년 까지 1297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사내 생산규모는 1044억달러, CMO를 통한 생산은 253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지만, CMO부문이 2025년까지 연평균 13.4%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역시 2015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유한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대형 CMO는 상당한 수준의 자본력과 숙련도, 높은 수준의 투자, 제조시설 및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약회사들은 CMO업체를 통해 의약품 생산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시설이나 품질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그 비용을 R&D(신약개발)와 공급망 구축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다. 임상시험수탁(CRO)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임상시험 연구를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신약 개발 단계에서 임상시험 설계와 컨설팅, 모니터링, 관리, 최종 허가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CRO시장은 2019년 408억달러에서 2023년 555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7.5%성장률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의 대형 의약품 특허의 만료와 면역항암제나 세포치료제와 같은 바이오의약품의 성장에 따라 규모는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CRO 시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1.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8년 4551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외국계 CRO기업이 국내시장을 선점해왔으나 국내 CRO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2013년 33.3%에서 2018년 46.8%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국내 CRO 업체는 24개로 켐온, 바이오톡스텍, KIT,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등이 있다. 실제로 대형 제약사뿐만 아니라 단독 임상 진행이 어려운 중소 바이오기업들이 CRO 업체를 통한 임상시험 의뢰가 부쩍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CMO와 CRO는 개방형 혁신 모델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이다"며 "고객사 입장에선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해 신약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뉴노멀 시대에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얼추 마무리 되고 이를 생산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함께 연구개발과 생산을 별도의 개념으로 보는 문화가 안착되면서 위탁생산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