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 자산규모 40조원 수준…세계 7위 메가 캐리어로 거듭나
1국 1FSC는 '국룰'…글로벌 항공업계 트렌드 '규모의 경제' 대열 끼는 셈
3자연합, 최대주주라면 대승적 차원에서 응원해줘야
   
▲ 미디어펜 산업부 박규빈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항공업계가 고사 직전까지 몰린 가운데 최근 정부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발표했다. 이로써 글로벌 톱10 규모의 메가 캐리어가 생겨날 전망이며 국내 항공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한 빅딜이다.

정부 당국의 방침에 화답하듯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한국 항공산업 발전이라는 큰 뜻을 갖고 인수 결정을 알렸다. 이 빅딜은 단기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을 구제하는 것이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전세계적으로는 1국가 1FSC가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진다. 실제 영국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프랑스 에어프랑스, 독일 루프트한자 등 국가별 대표 항공사는 1개사씩이다. 국내에서는 지역 차별 등의 문제로 2개의 FSC가 유지돼 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이와 같은 병리 현상이 아시아나항공 창립 34년만에 해결된다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회사가 한 몸이 되면 연 매출 19조1000억원, 자산 규모 40조원 수준의 거대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글로벌 항공업계 트렌드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대열에 끼게 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구성된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은 정부 당국의 통합 조치에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밀실 야합의 산물"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태도는 코로나19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사진=연합뉴스

국내 최대 항공사 대한항공 사령탑 한진칼의 최대주주라면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과 조원태 회장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주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한진칼 지분 10% 가량을 보유한 산업은행 역시 "조원태 회장의 경영 역량을 평가할 것"이라며 기준 미달 시 한진칼 이사직 해임까지 거론한 상태다. 따라서 3자 연합은 산업은행 등 정부 당국의 평가와 입장을 차분히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 

조중훈 한진그룹 초대 회장과 조양호 선대 회장은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며 '수송보국'을 기치로 내걸었고 사업을 영위해 왔다. 창사 51년만에 대한항공은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 조원태 회장 역시 선대의 가치를 이어받아 통합 대한항공을 맡게 됐다.

통합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근로자들과 협력사들까지 품게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의까지 크다고 할 수 있다. 조원태 회장은 18일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노조와 최대한 빨리 만나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독과점 기업으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또 중복인력이 1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인력 재배치, 구조조정 등 노조와의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이번 빅딜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대한항공에 힘을 실어줘야만 항공산업 전반이 발전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혜로운 해법 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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