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임직원 자산 팔라는 건 회사 이익보다 지분율 우선시 한 이기적 태도"
"정부 정책자금 수반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엄중해…흔들리지 않겠다"
   
▲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한진빌딩./사진=한진그룹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한진그룹은 27일 "100가지 넘는 대안을 만들 수 있다는 KCGI가 지금까지 제시한 대안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10만 항공 근로자 일자리를 지켜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CGI는 한진그룹에 △사채발행 △주주배정 유상증자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대한항공에 직접 유상증자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한진그룹은 "사채 발행은 원리금 상환 부담의 규모와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며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2~3개월이 걸리는 시간적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KCGI가 야기한 경영권 분쟁 이슈 탓에 비정상적으로 높게 주가가 형성돼 필요자금 조달이 불분명하다"며 "자산 매각 방식 또한 적시에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될 수 없고 적정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시점에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KCGI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직접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진그룹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 유지 조건을 충족시지키 못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만약 산업은행이 유상증자로 대한항공에 직접 8000억원을 투입하고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한진칼 지분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 조건인 2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산업은행은 견제·감시를 위해 자본 참여 방식으로 보통주식을 취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3자배정 신주발행 외에는 방안이 없다는 게 한진그룹 측 전언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와 같이 상환의무의 부담이 없는 자기자본 확보 방안이 있는데도 원리금 상환의무가 따르는 사채 발행이나 지속적 수익원인 자산매각을 하라는 주장은 회사의 이익보다는 지분율 지키기만 급급한 이기적 주장"이라고 못박았다.

   
▲ 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모습./사진=박규빈 기자


최근 강성부 KCGI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공업을 재편하기 위한 대안을 100가지도 넘게 만들 수 있다"며 "3자배정 유상증자에는 불가피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강 대표는 더 이상 말로만 대안이 있다고 주장하지 말고 만들 수 있다던 100가지도 넘는 대안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 대표가 구체적이라며 제시했던 대안들이 법리적으로 맞지도 않고 현실성 없는 대안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상황"이라며 "이는 '법도 모르는 아마추어'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한진칼 본사 사옥부터 팔아야 하지 않느냐"는 강성부 대표의 언론 인터뷰 내용은 끝내 숨기고 싶었던 투기세력의 모습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며 "그룹 임직원들의 일터가 되는 자산을 아무렇지도 않게 팔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일자리를 가볍게 보고 사익만을 추구하는 투기 세력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 외에도 "항공산업에 무지한 사모펀드 대표인 강성부 씨가 항공산업 전문가들과 정부·채권단이 2개월 넘게 머리를 맞대고 내 놓은 이번 통합 방안을 능가하는 100가지 이상의 대안을 과연 내 놓을 수 있을지 심히 궁금하며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힐난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대규모 정부의 정책자금이 수반되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시급함과 중요성을 무겁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KCGI와 같은 투기·음해 세력의 방해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을 "오롯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어떤 생태계를 구축해 생존할 수 있을지, 이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이후 세계 항공업계를 주도할 수 있을지에만 집중하겠다"며 "10만여명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번 통합 과정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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