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인스톱 미국 우량 개인 투자자들 중심으로 이뤄낸 특수 상황일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증시에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에서 연달아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공매도 세력에 반발한 서양 개미들이 주가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면서 비디오게임 유통체인 ‘게임스톱’과 영화관 체인 ‘AMC’의 주가는 폭등했다. ‘개미의 반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기현상에 국내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게임스톱은 전장보다 44.3% 폭락해 193.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날 135%까지 폭등한 게임스톱은 이날 오전장 초반까지만 해도 450달러선까지 무섭게 치솟았으나 갑자기 130달러선까지 미끄러졌다. 

로빈후드를 비롯한 복수의 주식거래 플랫폼이 과도한 변동성을 이유로 게임스탑을 비롯한 일부 종목의 거래를 제한했다는 발표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수수료가 무료인 로빈후드는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로빈후드가 정규장 마감 직후 제한을 일부 해제하며 다시 상황은 반전됐다. 

정규장에서 폭락했던 게임스탑은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다시 61.15%까지 치솟았다. AMC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정규장에선 56% 폭락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 30.82% 상승했다. 

이들 주식의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이유는 몇몇 헤지펀드의 공개적인 공매도에 반발한 개인 투자자들이 힘을 모아 혈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중심으로 뭉친 미국의 400만 개인 투자자들은 집중적으로 게임스톱 등의 주식을 매입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주가가 폭등하면 공매도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보게 되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게임스톱을 공매도한 레프트 대표는 지난 26일 하루에만 16억달러(약 1조 7800억원)를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개미들의 단합에 큰 손실을 본 헤지펀드들은 공매도 포지션을 포기하고 백기투항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국내 시장에서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게임스톱과 마찬가지의 현상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국내 증시에 막강한 유동성을 투입하며 큰손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큰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게임스톱도 전국 유통망을 가진 대형 게임 유통업체지만 수년째 적자에다 부채 비율이 360%대에 이르는 부실기업이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개인 투자자들 중에서도 거래 경험이나 규모가 작은 기관 못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서 “미국의 게임스톱 등의 사태는 자본을 갖춘 전문적 개인 투자자들 수백만 명이 합심해 이뤄낸 특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어 “국내 시장에서도 개인이 공매도 세력에 게임스톱 사태처럼 맞서면 충분히 승산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는데 이는 투자 전략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는 굉장히 위험한 ‘싸움 전략’”이라며 “여러 사람이 말을 맞춰서 동시에 주문을 내 쇼트 스퀴즈를 일부러 일으키는 건 시장질서교란행위로 규제 위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쇼트 스퀴즈는 주가 하락에 베팅했으나 주가가 상승하면 외부에서 자금을 더 조달해 팔았던 주식을 더 비싼 가격으로 되사서 상환하는 것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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