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대표 기업 애플·소니·바이두 자동차 산업 출사표
자본·기술력 등 앞세워 완성차 회사에 도전장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내노라하는 IT기업들이 진출을 선언중이다. 

기존 자동차의 개념보다 스마트폰과 같은 IT기술력이 미래경쟁력을 판가를 하는 전기차 시대로의 변화가 빨라지며 빅테크 기업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애플, 중국의 바이두, 일본의 소니가 자동차 산업 진출을 선언하고 새로운 지속가능성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IT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동차 산업을 지목하고 뛰어든 것이다. 

   
▲ 일본의 가전업체 소니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전기차 콘셉트카 비전-S를 공개했다. /사진=미디어펜


환경규제 강화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이동해가고 있고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몇 해전만해도 이런 시도에 희비가 엇갈렸던 회사들이 있었다. 성공사례는 전기차 업계 선구자격인 이미지를 지니게된 테슬라 이다. 반면 과감하게 기술력만으로 산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결국 산업진출 철회를 한 곳도 있었다. 

바로 가전업계의 애플로 통하는 다이슨이다. 다이슨은 지난 2017년 과감하게 자동차 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신차 출시는 2021년으로 확정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전기모터의 제어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던 다이슨이기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2년 만에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은 "추가 투자를 위해 투자자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라며 조용히 자동차 산업 진출 철회를 선언했다.

이처럼 자동차 산업 변화 초기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테슬라는 시장이 주목받는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다이슨은 차를 내놓지도 못하고 전략을 철회했다.

2020년대 들어 자동차 산업의 방향성이 점진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성공한 브랜드와 실패한 회사가 생기면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줄었다. 앞서 진출했던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방향성이 잡혀갔기 때문이다. 

이에 지속가능한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의 애플, 일본의 소니, 중국의 바이두 등 글로벌 3대 빅테크들이다.

이들은 테슬라 또는 다이슨보다 넉넉한 자본 조달력을 갖췄다. 브랜드인지도 남다른 규모이고 기술력 또한 무시 못 할 정도다. 테슬라의 약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기존 완성차 제조사들이 예의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차에는 새롭게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의 기술이 전부 포함되야 한다는 것도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이유다. 

혁신의 아이콘 애플이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를 비롯해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제안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은 올해 새해 벽두부터 차 업계의 가장 큰 뉴스였다.

현대차는 "아직 협의 초기단계"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현대차그룹의 협력이 성사될 가능성을 따지며 셈법이 분주하다.

애플은 2024년까지 자율주행 승용차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여러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관련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애플이 조립을 위해 제조사와 협력하고 애플은 기존 완성차 제조사의 자동차에 탑재할 수 있는 자율주행시스템만 개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년 9000만 대의 신차가 팔리는 가운데 기존의 업체들과 정면대결을 펼치기보다 우회적으로 시장에 진출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애플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는 전기차와 같은 미래차시장에서 기존의 브랜드들을 벗어난 새로운 모습의 혁신을 기대하는 고객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약진도 이런 시장 기대감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기존 완성차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도전자의 시장 안착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애플카라는 개념만으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애플은 시대를 뒤흔든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을 보였던 회사이기에 소비자들의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신규 브랜드는 지난해 'CES 2020'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일본 전자업체 소니다.

지난해 컨셉트카를 소개하며 글로벌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 소니는 엔터테인먼트와 게임기, 광학기기 등을 만드는 회사였다. 하지만 CES 2020에서 소니는 전기차 콘셉트카 '비전-S'를 선보이며 새로운 가능성의 포문을 열었다. 차 이름도 전기차 시대를 겨냥한 '소니의 비전'을 뜻한다.

   
▲ '아폴로' 프로젝트를 앞세워 자율주행차의 가능성을 살펴온 중국 바이두는 최근 지리자동차와 합작해 바이두 자동차를 설립했다. 사진=바이두


당시만 해도 소니의 콘셉트카는 하나의 부품 목록에 지나지 않았다. 직접 소니가 완성차 제조 산업에 뛰어들면 현재 주요 차 회사에 공급 중인 부품을 더는 팔 수 없게 된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부품 발주를 꺼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칫 기술이 유출될 수 있어서다. 이에 전자장비를 총망라한 소니 비전-S 콘셉트카는 많은 차 회사에 전자부품을 판매하기 위한 커다란 부품 '카탈로그'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소니가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면서 실사 시험 중인 영상을 공개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일반 양산차와 마찬가지로 혹한기 테스트 중인 비전-S 사진을 공개하면서 양산차 출시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많아졌다.

이 밖에도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 역시 전기차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화했다.

바이두는 이달 초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략적 동반관계를 구축, 독자적인 전기차 업체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은 소수 지분을 갖게 되는 지리자동차가 담당한다. 지리차는 볼보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바이두는 이미 베이징에서 '아폴로'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갖춘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험 중이다. 정부 보조금과 인프라 건설에 힘입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바이두까지 공식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기술력과 양산차 생산 능력에서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다. 다만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가 버티고 있는 만큼, 적어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거머쥐고 있는 만큼 이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차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이미 다양한 중국진출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해 왔고 중국이라는 테스트베드가 있는 바이두인 만큼 기존의 업체들보다 빠르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소비자들은 미래차라는 새로움에 기대가 커지며 혁신에 목말라 있다"며 "이런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의 생소함은 고객의 관심을 끌어낼 중요한 포인트이며 새로운 기업들이 시장에서 반전을 보여줄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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