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금리 오를 가능성 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상승세로 전환된 은행 대출금리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대출 실수요자는 물론 빚을 내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주식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연합뉴스 제공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취급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2.85%로 집계돼 전월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일반 신용대출금리는 평균 3.08%로 전월보다 0.41%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연 0.05%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오르는 주된 이유는 당국이 부동산 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들이 우대금리와 대출한도를 축소한 데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하며 은행권에 가계부채 총량관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은행 여신담당자들을 소환해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경고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 은행에서 올해 연간‧월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받았다.

은행들은 당국의 대출 조이기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줄이는 한편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의 금리를 인상하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6일 '엘리트론Ⅰ·Ⅱ',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고 한도를 5000만원씩 줄였고, 우리은행도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8000만∼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비롯한 고신용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줄였다. 케이뱅크는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0.1% 상향하고, 최저 금리를 연 3.0%로 올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당국의 대출규제로 인해 금리가 상승세러 전환됐다"면서 "당분간 금리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출 실수요자를 포함한 금융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