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탄소제로위원회 출범…산업부·업계·학계·전문가 등 참석
녹색프리미엄제 참여…사업장 요구 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화학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강화를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문동준 한국석유화학협회장, SK종합화학·한화토탈·롯데케미칼·LG화학·여천NCC 등 납사크래커(NCC)업계, 학계·전문가 등은 '석유화학 탄소제로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산업부는 민간의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전환 거버넌스 운영 △탄소중심 산업구조 전환 특별법 제정 △대규모 R&D 사업 추진 △세제·금융·규제특례 등 5대 핵심과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석유화학업종 특성상 수소·탄소·바이오·재생에너지·폐플라스틱 등을 원료 및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제조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대형 R&D 사업을 기획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운데) 등이 '그린 프로미스 2030'을 선언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롯데케미칼


LG화학은 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녹색프리미엄제'에 참여, 연간 120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낙찰 받는 등 한국형 RE100 제도에 동참한다. 이를 통해 중국 우시 양극재 공장과 여수 특수수지 공장 및 오산 테크센터 등 3곳이 올해 RE100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석유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으로, 녹색프리미엄은 전력 소비자가 한국전력공사에 녹색프리미엄을 지불하면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인증에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롯데케미칼도 2030년까지 친환경사업 매출 6조원 달성 및 탄소중립성장 추진 등을 포함한 '그린 프로미스 2030' 이니셔티브를 도입하기로 했다. 재활용소재를 100만톤 늘리고 환경영향물질을 50% 줄이는 등 그린생태계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한화토탈은 프랑스 토탈의 '2050 넷제로 선언'에 맞춰 세부 이행 방안을 검토하는 등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했으며, 여천NCC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에너지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설비·공정개선 관련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 한화큐셀 진천공장·옥상 태양광발전소/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도 재생에너지 기업 최초로 국내 사업장의 RE100을 선언했으며, 녹색프리미엄제와 자가발전을 통해 우선 이를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력 사용량과 배출권 가격 및 재생에너지 단가 등을 고려해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등 다른 수단을 병행하기로 했다.

앞서 SKC의 전기차배터리용 동박 제조 투자사 SK넥실리스도 말레이시아에 조성하는 첫 해외생산 거점에서 RE100을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장이 들어서는 코타키나발루 지역은 수력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많아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동박 제조 공정의 에너지전환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종합화학은 2050년까지 친환경 제품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인다는 방침으로, 최근 로지스올과 물류 폐기물 선훈환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로지스올은 2025년까지 국내 전체 택배 유통량 중 10% 이상을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로 대체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기준 3억4000만개 상당의 용기를 전환할 경우 147만톤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은 연간 71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 국내 제조업 중 2번째로 배출량이 많은 업종"이라며 "정부도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REC) 및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 등 제도 활성화를 통해 업계의 노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