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SG 광고가 어느날 '쓱' 등장해 유통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신세계(SSG)그룹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해 야구팬들을 놀라게 하더니, 현역 메이저리거 추신수(39)를 깜짝 영입해 KBO리그에 돌풍을 예고했다.

신세계 야구팀(팀명 미정)이 23일 추신수와 계약 소식을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FA(자유계약선수)가 돼 새 팀을 찾고 있던 추신수를 연봉 27억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 당시 SK 와이번스가 추신수를 1순위로 지명해뒀기 때문에, 추신수가 국내 복귀 시에는 SK 와이번스(이제는 신세계)와 계약하도록 되어 있었다. 

어쨌든 신세계 팀의 추신수 영입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이날은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 모기업 SK텔레콤과 구단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 날이다. 그리고 추신수를 신세계 야구팀 제1호 영입 선수로 만들었다. 

신세계그룹이 야구단 인수를 발표한 후 인천 야구팬들의 추신수 영입 요구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현역 연장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국내 복귀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다. 비록 추신수가 은퇴를 바라보는 적잖은 나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원하는 팀이 있는데 오래 쌓아온 경력을 뿌리치고 한국으로 오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신세계는 추신수와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냈다. 추신수는 계약 발표 후 "메이저리그 몇 개 팀에서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했다"면서 "한국행이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결정이기에 많은 고민을 했다. 이 와중에 신세계 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됐고 가게 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추신수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방향성과 정성'이라는 표현에서 신세계 그룹에서 계약 성사를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하게 한다.

신세계 팀의 추신수 영입은 '신의 한 수'로 보인다.

우선 추신수는 새로운 팀(비록 SK 와이번스를 그대로 인수했다고 해도)의 상징적인 간판스타가 될 수 있다. 한국인 타자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의 활약을 한 추신수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으로 진출해 국내 프로야구팀에서 뛴 적이 없어 신선한(?) 선수이기도 하다. 새 출발을 하는 신세계 팀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 화제성을 몰고올 수 있는 추신수다.

팀 전력보강 차원에서도 추신수는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다고 해도 지난해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추신수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 시 연봉 100만달러 상한선이 책정돼 있는 KBO리그의 현실을 감안하면 추신수는 그 어느 외국인타자보다 더 경쟁력 있는 선수임이 분명하다. 신세계 팀은 올해 외국인 선수 4명을 보유한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경기장 관중이나 팬 증가 같은 부수적인 효과도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다.

추신수의 계약 조건에서도 주목할 부분이 있다. 추신수의 연봉은 27억원. 물론 KBO리그 수준에서는 엄청난 연봉이다. 그런데 추신수는 그 가운데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 했다. 신세계가 추신수에게 넉넉한 연봉을 안김으로써 평소 각종 기부 등으로 시회공헌에 적극적이었던 추신수를 더 폼나게 만들어줬다.

추신수가 'SSG'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쓱' 등장해 멋진 활약을 펼쳐준다면 신세계 입장에서는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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