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역시 슈틸리케의 황태자였다. 주인공은 이정협(상무)이다. 무명이던 이정협이 일냈다.

   
▲ 17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한국 이정협이 전반 첫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17일 '2015 호주아시안컵 대회' A조 예선 3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이정협은 전반 33분 용호상박 경기의 흐름을 깨는 선취골을 쐈다.

이날 한국대표팀은 그간 보여줬던 4-2-3-1 조합을 구축했다. 곽태휘와 김영권이 중앙수비수를 맡으면서 첫 수비 조합을 보였다. 특히 원톱 공격수에는 이정협이 나섰다. 이정협은 A매치 경기에서 첫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이정협은 호주 아시안컵 대회에서 첫 경기인 오만전에서 교체에 나서 20분을 뛰었다. 쿠웨이트전에서는 10분 정도 뛰었다.

사실 A매치 첫 선발이자 원톱 공격수로 나선 이정협은 중압감이 심했다. 이근호와의 위치가 겹치거나 불규칙한 잔디 사정으로 드리블이 원할하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 원톱 공격수로서 극복해야 하는 자신감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성용-이근호-이정협으로 이어지는 '3박자' 패스로 이정협은 스스로의 공격본능을 보였다. 전반 33분 상대진영에서 좌측에서 패스를 받은 기성용은 수비수 사이를 찔러들어가는 이근호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제공했다. 패스를 받은 이근호는 땅볼로 빠르게 왼발로 패스를 했고 달려들어 오면서 슬라이딩한 이정협의 오른발에  걸려 굴절하면서 호주 왼쪽 골물을 무너뜨렸다.

앞으로 8강전을 준비해야 하는 슈틸리케호로서는 확실한 원톱 공격수를 얻게된 순간이다. 그간 한방 능력이 절실히 필요했던 한국대표팀은 박주영의 뒤를 이을 공격수를 찾았지만 눈에 띄는 선수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국내 프로축구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이정협을 점찍었다. 이정협은 186m의 장신에 활동량과 힘이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  2013년 부산에 입단한 이정협은 첫 시즌 2골에 그쳤다. 팀내 입지가 줄어들자 2014년 상주에 입대했다. 그해 4골을 넣었지만 선발 출전은 단 두경기에 불과한 백업 선수였다. 프로 데뷔 두 시즌, 짧은 출전 시간에도 불과하고 FA컵 4강전에서 눈에 띈 이정볗의 플레이를 슈틸리케 감독은 유심히 살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타킥형 스트라이커 임무를 이정협에게 부여했다. 무명에서 신데렐라로 부상한 순간이다.  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의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