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호주아시안컵 A조 예선 3차전 한국-호주 이정협 선취골 1대0 승리
오는 22일 오후 4시40분,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 승자와 8강전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오대영'이란 별명을 가졌던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 이제 슈틸리케 현 한국대표팀 감독에게 '일대영'이란 별명을 붙여줘야겠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의 자리를 놓고 한판 경기를 펼쳤던 호주를 1점차로 이기며 자존심을 지켰다.
|
|
|
▲ 17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한국 구자철이 호주 수비와 넘어져 아파하고 있다./뉴시스 |
17일 오후 6시(한국시간) '2015 호주아시안컵 대회' A조 예선 3차전에서 한국은 호주를 맞아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전반 32분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불리던 이정협(상무)이 선취골을 지키며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대표팀은 A조 1위로 8강전을 치르게 됐다.
특이한 점은 한국은 오만전, 쿠웨이트, 호주전 모두 1골 승부로 3전 전승을 기록했다. 특히 두 게임 8골을 몰아쳤던 호주의 창의 공격을 잘 막았다는데에서 그 의미가 크다. 슈틸리케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이청용, 구자철, 손흥민 등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부상과 감기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채 그라운드를 제대로 밟지 못했다. 그만큼 주전 선수들 대신 백업 선수들로 새로운 조합을 선보이며 선수단 관리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뛰어난 선수기용과 전술은 제대로 먹혔다. 원톱 공격수인 이정협은 A매치 두번째 골을 호주전에서 터트렸고 '수호신' 김진현 골기퍼는 슈퍼세이브를 펼치며 득점과 맞먹는 활약상을 펼쳤다.
1대0의 스코어를 보는 축구 팬들은 호주의 득점력과 비교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두 게임 8골의 호주와 면면에서 뒤쳐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점이 '0'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해외 유수의 축구클럽에서 뛰고 있는 훌륭한 플레이어들로 무장한 상대팀을 상대로 실점을 내주지 않는 점은 한국축구의 수비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진현 골기퍼의 등장이 기쁘다.
이번 게임은 아시안컵에서 빅매치로 불렸다. 그만큼 아시안컵 후보팀들의 대결이었던 만큼 이미 8강에 올라간 두 팀은 엄청난 긴장감으로 전후반 90분 내내 강하고 거친 경기를 펼쳤다.
우리진영으로 내려온 수비라인이 내려오면서 호주의 공격이 번번이 막혔다. 호주는 1대1 패스로 우리 수비벽을 뚫었다. 뛰어난 개인플레이에 이은 결정적인 호주의 골 찬스는 김진현의 거미손에 가로막혔다. 호주는 손흥민과 같은 팀 소속 로비 크루스와 팀 케이힐을 투입하면서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슈퍼세이브의 백미는 후반 42분에 나왔다. 호주 선수들은 1대1 패스에 이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김진현과 4미터 앞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얻은 호주팀은 회심의 슛을 날렸지만 김진현은 골을 허락하지 않았다. 팀의 에이스라던 케이힐도 무용지물이었다. 김진현의 슈퍼세이브는 한 골을 막은게 아니라 한 골을 넣은 만점 활약이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구자철의 부상이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중볼을 헤딩하던 구자철에게 상대선수는 몸으로 밀면서 구자철이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구자철은 넘어지면서 오른 손을 땅을 집는 순간,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갔다. 감기에 컨디션을 찾지 못했던 구자철이 회복하던 차에 부상을 입어 전력에 큰 손실이 생겼다.
기성용과 수비형 미드필더에 나선 박주호의 부상도 걱정이다. 전반 30분 박주호는 헤딩하다가 호주 선수의 팔꿈치에 맞아 쓰러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던 박주호는 코피가 났고 얼굴을 감싸며 가까스로 일어났지만 교체되고 말았다.
이청용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A조 1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4시30분 B조 2위와 8강전을 치른다. B조에서는 중국이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님은 사우디아리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의 승자와 8강전에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