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 '위하여'란 건배사가 있습니다. 풀이를 하자면 "위기입니다. 하면됩니다. 여러분과 함께라면"이란 것입니다. 모두 함께 힘을 모은다면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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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오른쪽)이 서울 5개 지역 쪽방촌에 거주하는 소외이웃에게 나눠줄 방한 물품 꾸러미를 제작하고 있다./뉴시스 |
최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과 얼마 전까지 건배사를 했던 사람이 이게 뭐냐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올해 신한의 경영전략과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였지만 건강 이야기도 화두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금융권에서는 기술금융, 핀테크 등 새로운 물결에 대한 이야기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물론 저금리·저성장 속 업권의 수익성에 대한 고민거리도 안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건강'에 대한 걱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건강 악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심한 병력이 있거나 허약한 체질이 아닌 사람이 갑작스레 건강 악화로 병원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건강한 사람이 한번 아프면 심하게 아프다는 얘기가 있긴 하지만 투병 기간이 길면서 서 행장의 건강에 적신호가 온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습니다.
서 행장의 건강에 빨간불이 오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였다고 합니다. 지방으로 해외로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피로누적에다 감기몸살까지 겹치면서 폐렴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언론사에서는 폐렴이 아닌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은행 내부에서도 서 행장의 병명을 정확히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최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연초 신년회 이후 건강이 안좋아 보였는데 심한 감기몸살로 생각하고 병원에 입원한 것 같다"며 "지금까지 생각보다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고 파악하고 있지만 병원 정보도 대단히 엄격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으로 전하는 것이 한계가 있어 양해 바란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병원에서 개인정보 관리를 까다롭게 하다보니 병명을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기도 하지만 한 배를 탄 동료에 대한 예우일 것입니다. 한 회장은 올해 초 일본에 다녀와서 서 행장에게 병문안을 다녀왔다고 토로하면서 매우 안타까워 했습니다. "두어 달 전부터 안좋았다고 했는데 단순하게 생각한 듯하다. 병원에 일찍 갔으며 빨리 회복할 수 있었을텐데 병원을 늦게 찾은 것 같다"며 현재 부인과 아들 며느리가 열심히 간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회장은 은행 이사회 의장에게 서 행장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고 신한은행지난 15일 오후 임시회를 열고 서 행장 대신 임영진 부행장이 은행장 업무 복귀 시까지 업무총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분간 서 행장이 병상을 털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의 일터에 모습을 보일 수 없을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그에 대한 정확한 병세가 알려지지 않아 호사가들의 '카더라'설로 인해 신한은행도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물론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서 행장도 아쉬워할 것입니다.
금융권과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그의 건강악화에 아쉬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서 행장에 대한 신망이 워낙 두터웠던 까닭입니다. 취임 이후 조직 안정화를 우선시했으며 어려운 업계의 성장환경 속에서도 수익성과 건정성 모두 챙기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무리한 외형 성장을 자제하고 질적 성장을 노력한 결과일수도 있지만 그에게는 부드러움과 카리스마의 리더십이 있다고 주변에서 말합니다.
육아휴직 여직원에게 손편지를 쓰는가 하면 하고자 하는 일에는 끝까지 밀어붙이는 리더십을 보였으며 '따뜻한 금융' 버전을 업그레이드 하며 고객을 왕처럼 섬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저력때문인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서 행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 되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연임복귀가 힘들 것이란 추측들도 무성하고 그의 후임을 두고 벌써부터 나오고 있어 씁쓸한 마음도 생깁니다.
내부에서는 그의 병세가 호전돼서 조만간 복귀할 수 있을 거란 분위기입니다. 아니 기대감일 수 있습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정확히 사정을 말할 수 있으니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벌써부터 후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해당 당사자들도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데...소문만 부풀려지고 말들만 무성하다보니 당황스럽다"면서 서 행장의 병세 호전과 복귀를 기대했다.
보통 나이가 들면 건강이 나빠질 수 있겠지만 다른 원인도 있을 겁니다. 금융권 CEO를 포함한 임원 중에서 유명한 술고래였던 사람이 한순간 술을 끊은 사례도 많습니다. 끽연가였던 분들도 담배를 멀리하기도 합니다.
한 회장도 기자들에게 "20년 이상 회사에 다니다 보면 아플수 있다. 나이먹고 보면 아플 수 있는데 그것보다 결국 식사와 술 때문이다"고 단언했습니다.
기업의 성패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퍼스널 브랜드, 즉 CEO 브랜드도 큰 작용을 합니다. 물론 기업문화와 노력도 한 몫 차지하겠지만 CEO가 보여주는 열정이 동반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릴 뿐 아니라 고객과 접점이 발생되는 은행권일 수록 보여지는 이미지는 상당할 것입니다.
항상 금융권 리더들은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위기는 새 기회'라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혁신의 발판으로 삼자고 당부합니다. 리더들의 건강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건강 조심하세요"라는 금융권 고위 관계자의 말이 맴도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