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민 미디어펜 산업부장
[미디어펜=김영민 산업부장]최근 국민 10명 중 7명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원한다는 설문 조사가 나왔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특별사면을 통해 경영 일선에 다시 복귀해 기업인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는 유무죄를 떠나 현 상황에서 국민기업인 삼성전자와 K-반도체, K-방역 나아가 한국경제를 위해 이 부회장의 사면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그룹 총수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구속된 상황에서 사면 요구가 이처럼 거센 적이 없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반기업 정서가 더 확산되고 있는 양상에서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경제계, 정치권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K-반도체, 코로나19 백신 등을 위해 이 부회장의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다시 수감된 이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분의 매출은 19조원으로 전년 대비 8% 정도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으로 16%나 줄었다. 반면 경쟁사인 TSMC, 인텔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각각 6조원, 4조1000억원으로 삼성보다 앞섰다. 삼성의 반도체 1등 전략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산업 위기를 넘어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경기도 평택사업장에서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정부는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해 510조원의 민간투자로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K-반도체 벨트'를 조성하고, 반도체 제조 중심지로 도약하는 한편, 반도체 관련 인력·시장·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이번 전략의 핵심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다. 생산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생태계를 보호해 반도체 강국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인데 정작 알맹이는 없어 보인다.  

정부의 K-반도체 키우기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은 필수요소다. 선장이 없는 배는 제대로 목적지에 도달하기 힘들다. 

또한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단순하게 돈만 버는 기업이 아니다. 그만큼 삼성을 이끄는 이 부회장의 역할은 기업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인이 된 이건희 회장이 글로벌 사회에서 보여준 능력처럼 이 부회장도 본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시 현장으로 보내야 한다. 대다수의 국민이 이 부회장이 있을 곳이 감옥이 아닌 현장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민심을 반영한 결단이 필요할 때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