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개선세, 주주친화정책 강화 반영…삼성전자 배당금 확대도 한몫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이 지급한 배당금이 총 35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와 더불어 점차 강화되는 주주친화정책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이 발표한 '2020년도 12월 결산법인(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사) 중 현금배당(동시배당 포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93개 상장사의 배당액은 34조7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2조2300억원) 대비 54.2% 증가한 수준이자 예탁결제원이 해당 자료를 취합한 지난 2002년 이후 최대치다. 

배당금 증가세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법인(539개사)의 총 배당금 규모는 33조280억원으로 전년대비 57.4%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법인(554개사)은 지난해 1조7547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전년(1조5713억원) 대비 11.7% 늘어난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의 배당금 증가율은 주가지수 증가율을 압도했다. 지난해 주가지수 증가율은 30.8%였지만 배당금 증가율은 이보다 26.6%p 높은 57.4%였다. 코스닥시장의 배당금 증가율(11.7%)은 주가지수 증가율(44.6%)에 미치지 못했다. 

배당금 지급 업종별로는 삼성전자가 포함된 반도체 제조업이 14조2305억원(40.9%)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지주회사 3조6260억원(10.4%), 전기 통신업 1조1940억원(3.4%), 자동차용엔진 및 자동차제조업 1조1872억(3.4%)순이었다.

배당금을 가장 많이 수령한 투자자는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이 14조1349억원(40.6%)을 지급받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대비 6조120억원(74%) 증가한 규모다. 국내법인 12조7081억원(36.6%), 국내 개인은 7조9397억원(22.8%)의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외국인 주주에게 가장 많이 배당한 기업은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은 삼성전자(7조5789억원), 코스닥시장은 지에스홈쇼핑(142억원)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은 외국인 주주 배당액 상위 10개사가 10조5565억원을 배당했다.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배당총액(13조9165억원)의 75.9%에 달하는 금액이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 주주 배당액 상위 10개사가 846억원을 배당했다. 코스닥시장 외국인 배당 총액(2185억원)의 38.7%를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처럼 상장사들의 배당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로 삼성전자의 특별 배당금 지급을 꼽는다. 

예탁원 관계자는 “올해 배당금 34조7827억원은 200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라며 “삼성전자가 배당금을 지난해 2조원대에서 올해 13조원대로 대폭 늘린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와 더불어 점차 강화되는 주주친화정책이 반영된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지배 구조 관련 부분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배당을 늘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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