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명퇴자가 입사자 추월…인터넷은행 인력 4% 증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 퇴사자가 올해 1분기에도 줄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영업지점의 지점장‧부지점장급 등 임금피크제를 앞둔 50대들을 중심으로 퇴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한국씨티 등 시중은행의 총임직원 수는 6만 6317명으로 지난해 연말 6만 7561명 대비 1244명 줄었다. 감소율로 1.84%에 달한다. 

   
▲ 시중은행 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은행을 떠나는 행원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3개년으로 놓고 보면 2018년 말 6만 9638명에 달하던 임직원 수는 2019년 말 6만 9131명으로 507명 줄었고, 지난해에는 1570명이 줄어든 6만 7561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1244명이 퇴직해 감소 폭이 컸다. 

금융권은 인력 감원행렬을 두고 50대 지점장‧부지점장들이 대거 명예퇴직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비대면‧디지털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금융권은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하면서 비대면 사업과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점포정리에 나섰다. 인력감소치만 놓고 보면 이 기간이 두드러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명퇴신청자를 받았고 이들의 퇴직이 올 1분기 (집행)되다 보니 (신규로) 채용을 일부 하긴 했지만 명퇴인력이 늘어나면서 전체 (직원수는)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3월 말 현재 BNK부산‧경남‧DGB대구‧JB광주‧전북‧제주 등 지방 6개 은행의 임직원 수는 1만 2086명으로 전분기 말 1만 2285명 대비 200명 줄었다. 절대치만 놓고 보면 시중은행보다 미미하지만 감소율이 1.62%를 기록해 비등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예전부터 임금피크제를 앞둔 지점장‧부지점장급 등 고연령 인력을 중심으로 매년 희망(명예)퇴직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대체로 임금피크제와 명퇴 중 명퇴를 선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포 축소와 디지털‧비대면화 등에 따른 인력감원설이 제기되지만 노사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도 “정년이 임박한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명퇴신청서를 받으면서 얼마전 명예퇴직자가 대거 발생했다”며 “(자체 구조조정 형식의) 희망퇴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무점포 디지털금융으로 몸집을 불리는 인터넷은행은 분기를 거듭할수록 임직원 수가 늘어나고 있다. 3월 말 현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임직원수는 1340명으로 전분기 말 1289명에 견줘 4.0% 증가했다. 지난해 3월 말 1177명에 비교하면 13.84% 급증했다. 

제3 인터넷은행 설립을 앞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뱅크가 정식 출범하면 인터넷은행의 임직원 수는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금융권은 현재의 행원 감소가 명퇴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지만 비대면‧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놓고 보면) 점포 숫자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디지털로 인력이 대체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대부분 은행들이 인력을 슬림화해야 한다는 데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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