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도 보편지원금 반대...시기도 논란 “경기 살리려면 연말에 줘야”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제한과 거리두기로 '빈사 상태'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소급 손실보상' 문제에는 소극적인 상태에서, 나라살림과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문제에는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와 관련, "코로나19 양극화를 막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살리는데 마중물이 될 것"이라면서, 추진 의지를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급 시기와 규모 등은 축적된 데이터를 충분히 검토하고, 현장과 국민 중심으로 신중하게 결정해 나가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관련, "일각의 주장처럼 빚내서 추경하는 것도 아니고 한참 남은 선거를 의식한 추경도 아니다"라면서 "상반기 세수가 더 걷혀 생긴 재정 여력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재정 곳간을 풀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이르면 여름철 안으로 전국민 1인당 30만원씩 재난지원금 지급, 추경 규모 최대 30조원의 '수퍼 추경'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대권주자들도 이에 적극적이다.

이에 대해 야권은 재난지원금보다, 실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대한 소급 손실보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2일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 최승재 의원이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다 병원으로 이송되자, 의원들이 릴레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주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과 정부는 손실보상법 논의에 진정성을 갖고 임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도 같은 날 논평에서 "숨 넘어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절실한 손실보상은 제쳐 두고, 느닷없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언급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이는 한 마디로 '심폐소생술'을 하다 말고, 동네 사람들 '영양제' 나눠주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초과 세수 17조원이 들어오니 막 쓰자는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최우선 순위는 손실보상"이라고 강조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선심'을 쓰기 전에, 국민에게 진 '빚'을 갚는 게 먼저"라며 "소상공인들의 영업권, 재산권 침해에 대한 보상은 국가의 의무이자 책무"라고 역설했다.

정부, 특히 예산당국도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전국민 보편 지원보다는 피해계층에 집중하는 선별지원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손실보상 소급적용에 대해서도 '형평성 논란'을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못을 박았다.

홍 부총리는 이런 소신을 '자리'를 걸고 관철시킨다는 각오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를 유임시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선택지'가 좁을 수밖에 없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은 최근까지 추석 이전 지급을 거론하다가, 이젠 여름휴가 때 쓰라고 지급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대부분 국민에게 완료돼 코로나19 '집단면역'이 형성된 다음, 소비 진작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좋다는 판단이다.

정세윤 충남대 교수는 "재정을 풀어 피해자를 지원하고,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경기를 진작하자는 것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소비 진작을 위한 것이라면, 코로나가 통제될 연말이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 역시 추경을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언제,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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