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동산이 문제된 건 투기 때문"…경선 예비후보들, 윤석열 맹공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주자 9명 전부 1일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실패한 정책은 부동산"이라며 입을 모았다.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민주당의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9명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장 잘못된 정책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으면서 "우리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는 소득보다 자산이 심각하다"며 "양극화 주범은 불로소득에 기댄 토지 독점"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날 "그래서 지대개혁을 꾸준히 주장해왔다"며 "청년 주거와 일반 시민의 주거권은 다르게 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추 전 장관은 "청년 주거는 공공임대 주택 중심으로 가야겠다"며 "일반 국민을 위해서는 좀 더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 정책을 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토지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토지주택청을 만들어 저렴하게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 정책을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9인이 1일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각자 서명한 후 함께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채널 '델리민주 Daily Minjoo' 제공
박용진 의원 또한 이날 회견에서 "시장 신호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개의치 않았던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김수현 정책실장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여러 애를 썼겠지만 애써 공급에 아무 문제없다고 몇 차례 말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시장에서는 공급에 문제가 있다, 서울의 주택공급을 통계로만 보면 안 된다, 30~040년 오래된 집이 있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자기 고집을 안 꺾어 국민들이 많이 실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부동산을 모든 후보들이 실패 1번으로 잡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하면서 "두 분(김수현 전 실장 및 김현미 전 장관) 실책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도 '부동산 세금 특위'로 끝나버렸다"며 "이렇게 가면 안 된다. 집 없는 사람을 어떻게 지원하고 주거권을 어떻게 보장할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또한 이날 질의응답에서 "주택 정책에 회한이 많다"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토로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너무 많은 정책을 남발했는데 아직도 안정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 전 총리는 "앞으로 대단위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공공과 민간을 합쳐서 5년 동안 280만호 공급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껏 해온 것처럼 투기 수요를 철저히 억제하고, 수요와 공급이 시장에서 균형을 이루는 시기를 하루 빨리 앞당겨 젊은이들도 적정한 가격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시대를 하루속히 열겠다"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날 "제일 문제가 부동산"이라며 "민주당이 뭐 하고 있나, 180석 의석을 몰아줬는데 왜 이걸 제대로 못 잡나, 시원하게 뭘 좀 해줬으면 한다는 국민 말씀을 듣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지사는 "서울과 지방의 상황이 너무 다르다"며 "서울에서 재개발을 못 하게 하는데 김해의 작은 도시에서도 못 하게 한다. 너무 규제 위주 정책을 하고 3기 신도시 공급 속도도 너무 늦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또한 이날 다른 예비후보들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대 요인으로 부동산을 꼽은 것에 대해 "굳이 지적하라면 역시 부동산을 잡지 못했다"고 동의했다.

이재명 지사는 "부동산 가격 폭등을 통제하지 못했다"며 "부동산이 문제된 건 투기 때문"이라고 단정지었다.

이 지사는 "이익이 없다면 누가 부동산을 소유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방법은 간단하다. 실제 수요가 있는 실거주 1주택과 기업 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조세 부담을 대폭 감소시켜 드리고 금융제한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자들, 윤석열에게 맹공 퍼부어

한편 이날 예비후보들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윤석열 전 총장이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것 자체가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 지사는 조국 사태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저는 이 사태의 명칭을 '조국 사태'가 아니라 '윤석열 사태'로 부르고 있다"며 "조국 전 장관을 대통령이 임명한 것이고 그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이 반대 입장을 표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치적 행위는 정치적 행위로 끝났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든지, 기자회견을 해서 국민께 건의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지사는 "검찰조직, 많은 검사를 동원하고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셀 수 없는 압수수색을 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은 대선에 나와선 안된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국민이 심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대권주자 9명이 1일 열린 선거 프레스데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채널 '델리민주 Daily Minjoo' 제공
이광재 의원 또한 이날 "윤석열 전 총장은 라이벌을 죽이기 위한 수사를 했고, 너무 가혹한 것이었다고 분명하게 생각한다"며 "윤석열 전 총장이 대선에 나오는 것 자체가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극적인 사례"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낙연 전 당대표는 "윤석열 전 총장의 법치 공정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이 치우쳤고 역사인식이 대단히 얕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윤 전 총장이 하는걸 보니 추미애 후보에 대한 이해가 좀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윤 전 총장을 향해 "아직은 100일 정도 넘은 정도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좀 더 공부하고 채운 다음에 발언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며 "좀 더 열심히 공부하시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지사는 이어 "지금 (윤 전 총장이) 특수과외까지 받으면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는데, 국정이라는게 그리 호락호락 쉽게 익혀 할 수 있는 일 아니다"라고 단정했다.

특히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윤 전 총장의 출마 기자회견에 대해 "미래 얘기를 했으면 어땠을까"라며 "과거 얘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렇게 많이 하시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 '형수 욕설 논란' 등 도덕성 질문에…

이날 프레스데이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건 과거 '형수 욕설 논란' 등 이 지사의 사생활 도덕성 문제였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다 인정한다"며 "제가 부족한 부분을 다 채우고 잘못한 것은 사과드렸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어차피 언젠가는 한번 말씀을 드려야 한다. 전후 과정을 소상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제가 가족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솔직히 어쩔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7남매에 인생을 바친 어머니가 협박을 받았다. 저희 형님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셨다"며 "불 지르겠다고 협박하는 등 어머니가 보통의 여성으로 견디기 어려운 폭언을 들었고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지사는 "갈등의 최초 원인은 가족들의 시정 및 이권 개입이었고, 이를 막다 생긴 문제기에 국민들께서 그런 점을 감안해주시고 제 부족한 점에 대해 용서를 바란다. 죄송하다"며 "어머니와 형님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에 앞으로 다신 그런 참혹한 현장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