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8월까지 팔아야할 상황에서 급하게 인수에 나설 이유 없어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대어로 꼽혔던 요기요의 매각이 흥행에 실패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전에 불참한 상황에서 매각자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8월까지 요기요를 매각해야할 상황이다. 

   
▲ 요기요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진행된 배달 애플리케이션 2위 사업자인 요기요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사모펀드 3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해당 업체는 지난 5월에 진행된 예비입찰에 참여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곳이다. 그러나 숏리스트에 오르며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롯데도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선 지난 5월 4일 진행된 요기요 예비입찰 때만 해도 신세계, 야놀자를 비롯해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 사모펀드 5~6곳 등 총 7~8곳이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가 시장에 나오면서 요기요의 흥행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신세계는그룹은 SSG닷컴을 앞세워 요기요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자 요기요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는 시각이다. 재무적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금액만 3조4404억원에 달한다. 

한편 요기요 매각은 애초에 대주주인 DH에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위가 매각 시한을 매각 시작으로부터 6개월 뒤인 오는 8월2일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DH가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는 데 조건부 승인을 하면서 독점 구조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정해진 기간 내에 요기요를 매각하도록 했다.

만일 정해진 기한 내 매각이 불발에 그칠 경우 DH의 배달의만족 인수는 무산된다. 이로 인해 매각에 속도를 내야하는 DH로서는 인수자와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현재 인수 참여 의사를 밝힌 사모펀드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DH는 2조원 전후의 희망가를 제시한 반면, 인수 후보자들은 요기요의 가치가 최대 1조원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DH가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게 된다는 점도 요기요 인수를 꺼리게 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요기요 인수 대금이 배달의민족에 흘러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DH가 요기요의 핵심 정보와 노하우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요기요 인수자는 향후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서 배달의민족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배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요기요는 매력을 잃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또한 매각자가 급하게 팔아야할 상황에서 인수자가 비싸게 인수에 나설 이유는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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