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삼성전자 주식 평가이익 증가로 시평액 상승…DL이앤씨, 기업분할 영향으로 순위 3위→8위 하락
[미디어펜=이동은 기자]2021년 시공능력평가가 발표된 가운데 10위권 내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투톱 자리를 굳건히 했다. DL이앤씨는 기업분할로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받다 보니 조정이 있었지만, 내년에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GS건설과 포스코건설 등이 무섭게 따라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 현대건설, 삼성물산 시공능력평가액 추이./사진=미디어펜


◆삼성물산, 시평액 증가는 삼성전자 덕?

시공능력평가 1위와 2위 자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차지하는 등 이변이 없었다. 삼성물산은 2014년 1위를 차지한 이후 8년 연속 왕좌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시평액 20조원을 넘긴 이후 올해는 22조원을 돌파했다.

삼성물산의 시평액은 2017년 16조5885억원에서 2019년 17조5152억원, 올해 22조564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공사실적평가액은 줄어들고 있지만, 경영평가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시평액 증가를 견인했다. 삼성물산 공사실적평가액은 2017년 6조8144억원에서 2019년 6조1084억원, 올해 5조585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경영평가액은 2017년 6조3537억원에서 2018년 8조5642억원, 2019년 8조588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어 2020년 12조569억원, 올해 13조9858억원으로 뛰었다.

삼성물산 경영평가액이 늘어난 것은 삼성전자 주식 가치가 상승한 덕이다.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과 경영평점(차입금의존도·이자보상비율·자기자본비율·매출순이익율·총자본회전율) 등을 고려해 산출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관련 평가이익 증가로 자본금이 늘어나면서 경영평가액도 크게 증가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말 기준 삼성전자 지분 4.40%를 보유하고 있는데 장부가액이 2019년말 16조6740억원에서 지난해말 24조2042억원으로 8조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생명보험 장부가액도 2019년말 2조8822억원에서 지난해말 3조602억원으로 오르는 등 삼성물산의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은 2019년말 22조5963억원에서 지난해말 30조139억원으로 상승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경영실적과 재무적 요소가 좋아진 점도 있지만, 주식관련 평가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경영평가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과 2위인 현대건설의 시평액 격차도 벌어졌다. 현대건설의 시평액이 2017년 13조7106억원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삼성물산과 시평액 차이는 2조8779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현대건설의 시평액이 11조3770억원으로 떨어지면서 격차는 11조187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 시공능력평가액 추이./사진=미디어펜

◆중위권, DL이앤씨 조정에 따른 반사이익

중위권에서는 DL이앤씨의 순위가 지난해 3위에서 올해 8위로 떨어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DL이앤씨의 시평액은 지난해 11조1639억원에서 올해 6조4992억원으로 반 토막 가까이 났다. 이는 올해 초 인적분할을 단행한 DL이앤씨가 새로 생긴 신설법인으로 분류되면서 평가 기준이 달라진 영향이다. 경영평가액이 지난해 4조6083억원에서 1조392억원으로 올해 3조5000억원 넘게 낮아졌다. 경영평점을 1점으로 적용받았고, 자본금에서도 영업대여금, 종속회사 주식 등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순위가 대폭 하락한 것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기존 평가방식대로 평가를 받게 되면서 순위를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기업분할로 다른 평가방식이 적용되면서 순위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내년 시공능력평가는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올해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쳤던 경영평점과 자본금 평가가 감사보고서 상의 실질자본금으로 대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DL이앤씨의 순위가 8위로 떨어지면서 그 사이에 있던 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은 순위가 상승하는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그중에서도 4위를 기록한 포스코건설의 시평액 증가세가 돋보였다. 포스코건설의 시평액은 2017년 7조7393억원에서 2018년 6조9633억원으로 떨어진 이후 2019년 7조7792억원, 2020년 8조6061억원, 올해 9조5157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3위에 이름을 올렸던 2016년(시평액 9조9732억원)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건설은 경영평가액과 공사실적평가액이 고르게 성장했다. 경영평가액은 2018년 1조8319억원에서 2019년 2조5831억원, 2020년 2조9841억원, 올해 3조4342억원으로 증가했다. 공사실적평가액도 2020년 3조5981억원에서 올해 3조8535억원으로 늘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53.4%나 늘어나는 등 경영실적이 성장하고 있으며, 재무건전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도시정비사업분야에서도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2조원을 넘는 수주고를 올리는 등 성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의 매출액은 2019년 7조6503억원에서 지난해 7조7944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2475억원에서 3797억원으로 뛰었다. 주택사업을 확장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도 순위가 7위에서 6위로 상승하면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시평액은 2020년 7조6770억원에서 올해 8조477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8조원을 넘어섰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시평액 5조6103억원)과 SK에코플랜트(4조9162억원)는 각각 9위와 10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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