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여전…가격 하락 장기화되진 않을 전망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급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국내외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하향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38% 내린 7만4400원에 장을 끝마쳤다. 

종가 기준 사흘 연속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것이자 지난해 12월23일(7만39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3.77% 하락한 7만4100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연저점도 다시 썼다.

SK하이닉스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전날보다 1.00% 오른 10만1500원에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1.59% 하락한 9만8900원까지 떨어지며 네이버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의 종가 기준 시총은 73조9000억원으로 3위인 네이버(71조7000억원)와 2조2000억원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한 데에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5조5740억원, SK하이닉스 2조18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도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외국인의 매도세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한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현지 시간)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최고점에 다다르면서 수요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일주일새 이처럼 업황에 대한 시각이 바뀐 것은 이번주 들어 D램 현물 가격의 하락 기울기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기준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제품의 현물 가격은 4.2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8일(4.86달러)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월 이후 발생 중인 비대면(언택트) 수요 둔화, 정보기술(IT) 세트(완성제품) 출하 부진 및 이에 따른 고객 반도체 재고의 증가가 반도체 업황 및 가격에 본격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현재 주가는 내년 예상되는 주당순자산가치(BPS) 대비 1.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면서 “현 주가는 반도체 업황 및 매크로 관련 부정적 요인들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주의 하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보유 중인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1주 미만으로 거의 없고, 생산 보틀넥(병목현상)도 심화되고 있어 가격 급락 또는 다운 사이클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면서 “2018년 4분기에서 2019년 4분기 때와 같은 ‘깊고 긴 가격 조정’이 재현되기는 힘들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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