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폭설·한파 등 블랙아웃 가능성 높아,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정해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이 실제보다 낮게 잡힌 가운데, 겨울철 태양광발전량이 제 역할을 못한다면 '블랙아웃'(정전) 사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의 태양광발전시설./사진=삼성전자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여름 최대전력을 기록했던 시점은 지난 7월 27일 오후 3시로, 최대 전력수요량은 97.7GW에 달했다.

그러나 이날 전력거래소 실시간 전력수급현황에는 동 시간 전력수요량이 88.1GW로 집계됐다. 

전력거래소가 파악하지 못하는 미계량 태양광 발전량 9.6GW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한국전력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자가 사용하는 태양광발전은 전력거래소에 집계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상청 자료 등을 통해 미계량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전력수요량을 예측하고 있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낮은 전력예비율로 인한 전력수급 문제의 원인이 ‘탈원전’이라는 논란이 제기되자, 태양광발전이 피크시간 전력공급량의 11.1%를 책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시간 집계에 빠져있는 태양광 설비용량은 15GW라고 설명하면서다. 

   
▲ 태양광발전의 시간대별 평균 발전량(주말 제외 7월 기준, 단위 MW).그래프./=산업부


문제는 정부가 밝힌 최대전력 목표수요량과 실제 최대전력 수요량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9차 전력수급계획 상 2021년 하계 최대전력 목표수요량은 89.99GW이다. 

결국, 정부의 목표보다 8% 이상 높은 전력수요량을 기록한 것으로, 정부가 최대전력을 과소 예측했다는 것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전력거래소는 미계량 태양광을 포함, 올해 하계 최대전력수요량을 99.6GW로 전망했다. 

이는 9차 전력수급계획 상의 목표수요치보다 약 10% 높은 수치로, 원자력발전 10기가 생산하는 양과 맞먹는 전력수요가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한무경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더욱 큰 문제는 하계보다 최대 전력수요량이 많은 겨울이 되면, 폭설과 한파 동반 시 블랙아웃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면서 “실제 최대전력이 정부의 목표수요보다 8% 이상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올 겨울 최대전력 수요가 100GW를 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발전이 여름철 최대전력을 낮추는데 기여한 것처럼 겨울철에도 제 역할을 해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눈이 내린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면서 “눈이 오면 태양광발전은 발전량이 거의 없어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

올 겨울 이상기후로 인한 한파와 폭설의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태양광발전이 제 역할을 못할 경우 심각한 전력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 예견된다. 지난해 겨울 텍사스 한파로 발생한 대정전 사례가 재현될 수도 있다.

한 의원은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이 엉터리라는 것을 정부 스스로가 인정했다”며 “엉터리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수립된 9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전력시스템을 운영한다면, 심각한 전력난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력난을 막고 전력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실제 최대전력 수요에 맞춰 9차 전력수급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보다 정확한 추계를 위해 자가용 태양광의 설비현황 및 발전량 실적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발전량 취득을 확대하면서. 전력거래소를 중심으로 실시간 정보취득체계를 일원화, 통합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태양광발전량은 흐리고 비가 온 기간이 맑은 날에 비해 하락하는 변동성이 발생하고 있으나,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양수발전·수요반응자원 등, 유연성 자원을 확보해 전력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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