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양산…신중한 행보, 연구개발 선행될 듯
전기차 전환 2030년 예상, 차별화된 '독자행보'
[미디어펜=김상준 기자]토요타가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전기차 상용화의 신중을 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고도화된 배터리 기술로 평가되는 ‘전고체 배터리’를 최근 공개하며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 전고체 배터리 탑재한 토요타 자동차/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와 폭발 위험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적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갈 차세대 배터리로 손꼽히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 9일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작 차량을 선보이며, 향후 로드맵을 발표했다.

차량공개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전략을 곧바로 가동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토요타는 기존 자사의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전고체 배터리로 우선 적용하고 충분한 검증을 거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 토요타 전기차 bZ4X 콘셉트카/사진=토요타코리아 제공


최근 다양한 제조사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를 염두에 둔 신중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통해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한 선행작업 차원으로 해석된다.

계획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토요타는 자사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꾸준히 판매하면서, 2025년부터 전기차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5년간은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자사 하이브리드차의 개선 모델을 내놓고, 2025년부터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동시판매, 2030년부터는 전기차 위주 판매의 3단계 세부 전략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 토요타 전기차 bZ4X 콘셉트카/사진=토요타코리아 제공


아울러 토요타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비 증설을 위해 향후 10년간 90억 달러(10조5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며, 2030년부터는 연간 200만대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공장 증설 이외에도 약 5조원을 배터리를 연구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해당 비용은 전고체 배터리의 대량 생산 및 화재 예방 등을 위해 책정된 연구비용으로 알려졌으며, 배터리의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연구가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 토요타 전기차 bZ4X 콘셉트카/사진=토요타코리아 제공


업계에서는 토요타의 새로운 전동화 전략이 안정을 최우선으로 한 일본기업다운 결정이라는 견해다. 이미 토요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규모의 경제로 선점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전기차의 공백을 메우고 있으므로 전기차 출시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다.

또한 본격적으로 전기차가 판매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차 화재 빈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는 만큼, 성능보다도 안전을 최 우선한다는 토요타의 경영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기존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전고체 배터리로 교체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배터리의 성능을 압도하는 만큼 △충전 시간 단축 △배터리 출력 강화 △안정성 향상 등의 장점을 통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차가 다시금 주목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사진=토요타코리아 제공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력과 생산 인프라를 갖춘 토요타가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화된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량 발전시킬 것인지, 전고체 배터리의 단가를 낮출 것인지 명확한 방향성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남과다른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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