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수소차 수요 안정적 대응 체계 갖춰져
EV·N·UAM 총력전…이미지 전환통해 미래시장 체질 개선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역량 강화 통해 미래산업 종력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회장이 이끌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경쟁력 확보와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현대차그룹이지만 모빌리티 제공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만큼 자동차에 집중하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소프트웨어(SW)와 도심공항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함께 자율주행 시스템과 같은 기술력을 확보히기 위한 노력도 단행되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CES2020에서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에서 부품계발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지난 16일 올해 일반인 대상으로 처음 시행한 '2021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경진대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 참석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하여 자가검진키트를 통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고 행사에 참여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9년부터 소프트웨어 중심의 연구개발 문화 확산을 위해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경진대회를 개최해왔다. 올해부터는 SW개발 문화 저변을 확대하고자 일반인까지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지난 한 달여 간 예선과 본선이 진행된 이 대회는 일반인 40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본선 진출자의 절반 이상은 대학생으로 구성돼 미래 소프트웨어 인재들의 잠재력도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이 대회에 대학생과 관련업계 종사자 등 코딩과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일반인들이 참가했다. 본선 이후 선정된 최종 수상자들도 해군 장교, 예비 대학생, AI 개발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들은 4가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C, C++, JAVA, PYTHON)를 이용해 제한 시간 내 문제를 풀고 소스코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겨뤘다. 4000여명이 참가한 1차 예선에 이어, 예선 상위 50명에게 본선 참여 기회가 주어졌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미래산업 서포터로서 미래차 분야의 역량 강화와 함께 서비스 사업자로서의 자리매김에 노력하고 더 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역할은 정의선 회장의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의 전환과도 맞물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미래 전략 발표와 함께, 미래 기술 방향성이 담긴 신규 모빌리티 솔루션에 관한 기술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M.비전 X와 M.비전 팝(POP)을 공개하고 신기술 시연도 함께 진행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 투자도 4년 내 70% 이상 확대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조 원 수준의 연구·개발(R&D) 직접 투자를 2025년 1조70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의 든든한 서포터를 받는 현대차와 기아는 곧 다가오는 전기차시대를 맞이해 글로벌 경쟁에서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아이오닉5의 국내 누적 판매대수는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4월 말 국내에 출시된 아이오닉5는 첫 달 114대 판매에 그쳤지만 5월부터 2000대 넘게 팔려나갔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3500대 안팎으로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었다. 

자동차 업계는 신차 한 모델의 대중화 진입 시점으로 출시 후 누적 1만대 판매를 꼽는다. 1만대 정도가 판매된 뒤부터 도로에서 쉽게 행당 차종을 찾아볼 수 있는 수치기도 하다. 다만 얼마나 빠른 시기에 그 고지를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아이오닉5는 출시 넉 달도 채 안 돼 1만대 판매를 달성한 만큼 남다른 인기가 실감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CES2020에서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특히 전기차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이같은 선전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자동차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전용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제작된 모델들을 산하브랜드에서 출시준비중이다. 아이오닉5가 그 첫 스타트를 끊었고, 이후 기아 EV6와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 모델들이 차세대 전기차로 꼽히는 이유는 전기차 전용으로 제작된 플랫폼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은 내연기관의 엔진이 존재하는 공간이 없고 여러 개의 배터리팩을 바닥면에 넓게 펼치고 강철 프레임으로 주변을 감싼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바닥면에 앞뒤로 바퀴와 모터시스템을 결합한 단순한 구조다.

이 구조의 최대 장점은 '전기차에 특화된 공간 활용'이다. 기존 파생 EV 경우 엔진을 중심으로 변속기를 거쳐 각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데 특화된 플랫폼에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억지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제작된 만큼 전기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E-GMP는 전적으로 전기차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인 만큼 구조적으로 훨씬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해 새로운 형태와 목적의 전기차로 전환이 가능해졌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는 자동차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전기차분야에서의 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후발주자였던 현대차그룹의 입지를 동등한 출발선상에 설 수 있도록 했고, 새로운 이미지 전환을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아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차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앞서나가며, 패스트 팔로워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트랜드 리더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의선 회장 시대를 맞이한 현대차그룹은 체질 전환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단순히 많이 판매되는 모델을 출시하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고성능 모델들을 연이어 출시했고,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새로운 게임체인져 역할을 하고 있다. 

고성능 모델들은 고가로 특정 계층에서만 누려왔던 시장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즐겨볼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도전을 했다. N브랜드를 등장시키면서다. 

N브랜드는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로서 수많은 우려와 걱정속에 시장에 등장했다. 전기차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된 시점이었고, 브랜드 이미지가 대중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고성능 모델을 출시해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 때문이었다. 

   
▲ 현대자동차 고성능 N브랜드 국내 3번째 모델 아반떼N. /사진=현대차 제공


하지만 당시 정의선 부회장은 이런 시장의 우려에도 글로벌 인재경영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N브랜드 론칭에 성공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단순히 차 몇 대를 판매하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N브랜드의 성능을 입증시키고 시장에서 새로운 고성능차의 대안으로 자리하도록 했다. 

다양한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활약하고 있고, 시장에서 지루한 이미지였던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젊은 고객층에 이목을 재집중시키며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N브랜드의 놀라운 점은 독보적인 가성비에 있다. 고성능 모델들은 구매도 어렵지만 유지보수비용에서도 일반차에 비해 몇배를 넘어서는 고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N브랜드의 차들은 이런 걱정 없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한번쯤은 즐겨 볼 수 있는 고성능 모델을 시장에 내놓았다. 

또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현재 해치백 라인업부터 세단과 소형스포츠유틸리티(SUV)까지 영역을 넓혔고, 고객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N브랜드 모델은 벨로스터N과 코나N, 최근 출시된 아반떼N 등이 있다. 

각각의 특성이 달라 고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를 선택할 수 있게 한 현대차의 전략이다. 이런 N브랜드는 중형 세단모델로도 확장을 준비중이며,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운전의 재미를 포기 하지 않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며 고사양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친환경 모델의 출시도 계획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현대차의 모습은 기아와 제네시스에서도 확인가능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전략은 정의선 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들이다. 고성능 브랜드의 완성으로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인재발굴에 힘을 쏟아왔고, 영입을 위해 직접 당사자들을 만나는 것도 꺼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의선 회장의 이같은 적극성은 현대차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체질 전환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계획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포트폴리오를 변화하고 있는 것과 함께 미래산업의핵심으로 UAM을 도입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정의선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미래도시를 구현해 놓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UAM, PBV, Hub의 축소 모형물. /사진=현대차 제공

미래 자동차 시장은 구독경제의 정착등으로 개인이 소유하는 자동차의 수가 줄어들고 단순 필요할 때 빌려쓰는 역할로 변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사업방식으로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차를구매하는 소비자가 줄면 자동차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에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의선 회장이 이끌고 있는 새로운 현대차그룹은 단순자동차 제조회사가 아닌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해 새로운 도전을 단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회사의 미래 사업이 자동차 50%, PAV(개인 비행체) 30%, 로보틱스 20%가 되고, 그룹은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고 직원들 앞에서 공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CES에서 미래 이동성 혁신을 위해 UAM에 활용할 비행체 비전 콘셉트 'S-A1'을 공개한바 있으며, 벤 다이어친 최고기술책임자 영입으로 기체 개발 및 핵심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2028년까지 UAM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UAM은 하늘길을 활용해 '지상의 혼잡한 교통 정체로부터 해방'과 누구나 이용 가능한 '비행의 민주화'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복잡한 교통혼잡을 줄이고 동시에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미래 혁신 사업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변화는 정의선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채된 분위기에 있던 현대차그룹의 스타일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기업으로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이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그의 노력은 글로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올해 6월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어워즈에서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