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 도덕성·업무능력 '인정'…MB정부 시절 과오 걸림돌 작용
[미디어펜=김재현기자] "금융위원장은 금융산업 선진화, 금융시장 안정, 공정한 금융거래관행 확립을 위해 관련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금융정책은 경제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식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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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지난달 25일 NH농협지주 회장 퇴임식을 갖고 퇴임사를 전하고 있다./NH농협금융 |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생각하는 금융위원장에 대한 소신발언이다. 오는 10일 임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임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큰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이하 9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10일), 조용구 중앙선거관리위원 내정자 등 장관급 인사들의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미 임 내정자는 타 후보들과 달리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임 내정자는 1959년 전남 보상 출신으로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4회 행정고기를 패스한 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 첫 발을 내딛었으며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친 후 NH농협금융 회장을 맡았다.
33년의 공직생활과 2년여간의 민간금융사 회장을 맡으면서 정부와 민간을 아우르는 경험이 첫번째 장점이다. 또한 온화한 성격과 추진력을 겸비한 리더십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임 내정자를 상대로 정책역량에 대한 검증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일단 도덕성 문제 제기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위원장으로서의 자질검증은 물론 MB정부 시절 4대강, 자원외교 등 과오에 대한 책임유무를 따져볼 요량이어서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임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앞서 서면 답변서를 기다리거나 검토 중이며 금융위원장으로서의 자질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다만, 의원실에서 사전 질의를 했지만 아직 금융위원회측의 서면 답변서가 늦어져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우선, 도덕성과 기본적인 업무 능력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임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시절과 기획재정부 제1차관 시절 정부업무평가에 있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민간 금융기관인 NN농협금융 회장 재임 시절 그간 순혈주의에 빠져 안일한 경영을 보여준 농협금융을 성과와 합리적인 경영으로 리더십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도덕성이나 업무 능력에 대해서는 인정 받고 있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답변서를 받아본 다음 얘기를 해야 하지만 도덕성 문제에 대해 제기할 것이 없다"며 "그래서 의원들 대부분이 정책적인 현안을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신학용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2008년, 2010년, 2011년 기획재정부 연도별 정부업무평가 결과, 배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임 내정자가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역임하던 당시 2010년 핵심과제 평가부문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으며, 정책관리역량에 있어서는 '우수'하다는 평을 받았다. 다만, 2011년 정책만족도와 민원만족도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것을 빼고는 두 해동안 대부분 '보통' 수준을 받아 무난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2009년 대통령실 경제비서관·경제금융비서관 시절과 2011년9월~2013년 3월 국무총리실장 때는 기관평가 대상이 아닌 까닭에 정부업무평가는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인사청문회가 순탄할 것 같지만 MB시절 과오에 대한 책임소재 검증과정과 차기 금융위원자으로서의 소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임 내정자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해 "다소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점을 들면서도 무리하게 가계부채를 감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LTV·DTI 규제완화에 대해서는 "업권별, 지역별 규제차익을 해소하고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함으로써 시민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가계대출 동향과 자금흐름 등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합리적인 제도운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임 내정자의 의견은 전반적으로 기존 기재부 입장을 되풀이 하는데 그치는 등 소신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재부가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이를 금융위가 따라가는 전철을 밟게 될까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들은 일단 임 내정자의 서면 답변서를 받은 후 평가를 할 예정이지만 서민경제 있어 금융정책 현안을 들여다 본 후 판단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논란거리가 됐던 MB정부의 자원외교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가운데 임 내정자가 청와대 국무총리 실장 당시 자원외교 총괄 회의를 1년2개월 동안 '에너지협력외교 지원협의회'를 주재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의회가 이명박 정부때 자원외교의 컨트롤타워라고 전해졌다.
또한 4대강 사업이 총체적인 부실했다는 감사원의 4대강 감사와 관련해 정부가 정면 충돌하면서 임 내정자(당시 국무총리실장)가 총대를 메고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감사를 수용하지 않고 스스로 검증하겠다고 밝힌 점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강행과 관련한 논란도 걸림돌이다.
이를 비롯해 대기업 법인세 인하, LTV·DTI 6개월간 단기 완화 정책 실패 등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MB시절을 토대로 비난받을 부분이 있으며 의원들마다 이 점을 따질 것으로 보이지만 얼굴마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지며 이점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확실히 하려한다"면서도 "서면 답변을 보니 대부분 금융위가 기재부에 종속된 느낌이 있어서 소신껏 정책역량을 펼칠 수 있을지 검증하려 한다"고 설명했다.